유독가스가 새어나오는 배관을 보수하던 현대제철소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십수 년 된 노후 배관을 패치와 본드 등으로 임시 보수하다 숨진 건데요.
칼에 베인 듯 길게 파손된 배관 주변으로, 하얀 테이프 등 숨진 노동자가 마지막까지 보수하던 흔적이 보입니다.
노동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미 이 배관에서 가스가 새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사망 사고 이틀 전에도 숨진 노동자가 패치와 본드 등으로 임시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는 겁니다.
[동료직원]
"14년 그 이상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당시에 건설한 이후로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고요. 일산화탄소가 50%가 넘습니다. 1회 흡입 시에도 사망이나 기절, 구토까지…"
"사고를 당한 지점은 지난달에도 유독가스 농도가 정상치의 20배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담당 부서에선 노후된 배관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사측에선 비용 등 문제로 내년 상반기에 교체가 가능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대제철 노조 측은 특히 사측이 사고 원인에 대해 배관 문제 대신 숨진 노동자의 과실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승한/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장]
"회사 측에서 대응은 (노동자가) 이 마스크를… 가스를,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착용했을지 아니면 먼저 착용했을지 확인 조사를 거쳐봐야 알 수 있다…"
현대제철은 회사 차원에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며, 안전 제도 보완을 통해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지난 2010년 이후 현대제철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숨지거나 부상을 입은 노동자는 63명입니다.
MBC뉴스 윤소영 기자
영상취재: 여상훈(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