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학교에서 3년차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과 지인이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A씨가 직접 쓴 유서에는 "정상적으로 일을 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적혀 있다. 휴대전화에는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직장 동료가 "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다른 녹음 파일에도 "이제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네?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라는 음성이 담겼다.
유족은 A씨가 교내 행정실장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인의 친언니 B씨는 이날 커뮤니티를 통해 "잠겨 있는 휴대전화를 열고 장례식장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누르자 날카로운 목소리로 폭언, 다그치고 책상을 쾅쾅 치며 독촉하는 소리, 2시간 분량의 녹음에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녹음 하나만 듣고 있어도 제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폭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녹음이 연초부터 마지막 근무일까지 (이어졌다)"며 "교장 선생님이 장례를 하는 3일 내내 오셔서 저에게 동생이 이런지 전혀 몰랐다. 동생이 일을 어려워해서 어쩌고저쩌고. 정말 듣고 있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B씨는 "국립대 공대 졸업에 영어학원 선생까지 했는데 공대생이 어떻게 영어학원 선생을 했을까. 토익 900점 이상 받았고 똑똑하고 똑 부러지는 애를 무능한 아이 취급하는데 정말 들어주기 힘들었다. 초임인 동생이 20년도 넘은 실장과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나"라며 억울해했다.
A씨의 친구도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보도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몇 가지 사실을 전했다.
친구는 "10일은 친구가 이사를 한 날이고, 11일은 죽은 날이다. 본인 소유의 집에서 딱 하루 잠을 잤다. 모든 이사 관련 행정 처리를 다 해두고 나서 죽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9일 오후 2시 32분 친구가 죽음에 사용한 물건을 배송받았다. 최소한 죽기 한 달 전부터 죽음을 준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날은 내 친구 생일이었다. 생일이니까 만나자고 하는 친구들 전화에 일하고 있다고 답변한 마음이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고인이 1월 1일 자로 다른 학교로 발령 예정인 사실을 전하며 "경찰 조사 대상자 혹은 참고인에게 부탁하겠다.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게 아니라 도와달라는 거다. 당신들도 내 친구처럼 똑같이 죽으라는 게 아니라 용서 구하고 죗값 받아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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