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긴급 담화가 끝나기 1분 전인 밤 10시 27분.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이 가장 먼저 계엄 선포 사실을 알립니다.
곧바로 "지금 국회로 모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나중에 천 의원은 "계엄 상황을 미리 생각해 봤고, 국회 의결밖에 방법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의원들도 단체 대화방에 "일단 모두 국회로 와야 하지 않겠냐", "바로 국회로 모여야 한다"고 각자 의견을 남겼습니다.
약 10분 사이 의원 25명이 차례로 '국회 본청에 모이자', '국회로 가겠다'고 적었습니다.
법률가 출신인 재선 의원은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을 공유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13분 뒤인 밤 10시 41분, 박찬대 원내대표가 첫 지침을 내립니다.
"긴급 상황이다. 모두 국회로 집결해달라"는 것.
"모두 잡히지 않게 하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5분 뒤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계엄사 포고령 발령 직후인 11시 37분부터 전면 봉쇄가 시작됐습니다.
[국회 보좌진]
"아니 현역 국회의원을 못 들어가게 하는게 어딨어? <비상계엄 선포령에 의해서 전원 차단으로…>"
"아니 막는 게 말이 돼? <국회의원을 왜 못 들어가게 해.>"
문이 막히자 의원들은 담을 넘었습니다.
단체 대화방엔 "수소충전소로 넘었다", "한강 쪽 담을 넘어야 한다", "국회 뒷쪽으로 돌면 된다", 통제가 느슨한 곳이 어딘지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됐습니다.
자정 무렵 본격적으로 계엄군이 투입됐고, 야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바리게이트를 쌓고 막았습니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백54명이 본회의장에 모였습니다.
조국혁신당 의원 12명 전원과, 진보당 2명, 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무소속 각 한 명씩 합류했습니다.
계엄 이튿날 0시 28분, 국민의힘 의원 18명을 포함해, 본회의장에 모인 이들 의원 1백90명은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 기자
영상편집 : 조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