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탄핵 가결에 춤추다 눈물…그 77세 "노인들 미워만 하지말라"
45,447 355
2024.12.19 10:57
45,447 355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이승방(77) 씨는 탄핵 가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20만명 이상이 모인 탄핵 집회에 참여했다가 영국 BBC뉴스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가결 소식에 왈칵 눈물짓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서 이씨를 인터뷰한 BBC 기자가 X(옛 트위터)에 “1947년생 이승방 선생님을 아시는 분 있습니까”라며 “급하게 이동하느라 깊은 이야기를 못 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 있으면 제보해달라”고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뉴스 영상이 더 퍼졌다.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는 모습. 정세희기자

17일 서울 강동구에서 만난 이씨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 중 한 명으로 촛불을 들었는데 마침 카메라가 있어 담겼을 뿐”이라며 “누구라도 탄핵안 통과 당시엔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25 전쟁 이후의 참화, 4·19 혁명, 80년대 민주화운동 등 직접 겪었던 굴곡진 현대사가 흑백 영화처럼 떠올랐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4·19 혁명 당시 고등학교 선배들을 따라 시위에 나섰다는 그는 “경무대(현 효자동 구 청와대) 인근에서 들렸던 총소리도, 시민들이 트럭에 올라타 독재 타도를 외쳤던 절규도 또렷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65학번인 그는 신입생 때 ‘한일청구권 협정 반대 운동(65~65년)’에도 참여했다. 그는 “과거에도 계엄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했다.

아이돌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 같았던 이번 집회에 대해 이씨는 “소녀시대 노래는 잘 몰라도 한국은 흥의 민족이니 자연스럽게 덩실거리게 됐다”며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대견하고 대한민국이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또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성세대가 정치 선택을 잘해야 했는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노인들을 미워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씨처럼 1980년 계엄을 경험했던 이들의 심경은 다소 복잡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정영훈(64)씨는 지난 3일 밤 계엄 소식을 듣자마자 택시를 타고 국회로 달려왔다고 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남 목포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겪은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며 “겁은 났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뭐든 역할을 해야겠다 싶어 비상식량까지 싸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상우(63)씨는 “80년 계엄 땐 대학교 1학년이라 직접 행동하지 못해 친구, 선후배들에게 늘 빚진 마음이었다”며 “청년 때 계엄군이 시민들을 총으로 쏜 장면이 떠올랐는데 ‘이젠 나이가 60이 넘었으니까 총을 맞아도 미련이 없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박모(76)씨는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벌벌 떨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8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층과 생각을 공유한 것이 의미있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편견도 사라졌다. 촛불이 아닌 오색 응원봉을 들고, 민중가요 대신 대중가요가 나오는 집회가 낯설지만 건강하고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김순자(68)씨는 “유튜브에서 나오는 노래는 들었는데, 너무 빨라서 따라 하진 못하고 박수만 많이 쳤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남녀노소가 참여한 이번 집회가 세대 간의 편견을 줄이는 화합의 기능을 했다고 평가했다.


https://naver.me/GkRq8dgA


목록 스크랩 (6)
댓글 35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블랑네이처X더쿠💚]마법같은 피지조절로 하루종일 완벽한 피부 #피지제로쿠션 체험 이벤트(300인) 753 03.03 57,50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173,69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700,87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109,72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937,09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4 21.08.23 6,334,78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269,9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5,928,8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3 20.04.30 6,327,18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263,01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55090 이슈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양보하라고 말했던 김재련씨. 여성인권 전문가라더니 왜 장제원 사건에는 한마디도 안합니까? 12:04 1
2655089 이슈 스카이데일리 선관위 중국인 99명 체포설의 핵심 제보자 캡틴 아메리카의 진실 고백. (추적60분) 4 12:02 239
2655088 이슈 이거 기분나쁜거 내가 이상한거야?(블라인드) 7 12:01 423
2655087 이슈 엑디즈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 6th Mini Album <Beautiful Mind> 무드 필름 12:01 37
2655086 정보 평범하고 친근한 연애 만화(청소년 책 추천) 12:00 230
2655085 유머 식물갤에 올라온 사랑초 버밀리온 19 11:55 1,572
2655084 유머 몬스타엑스 자컨 몬먹어도 고 ‘EP.33 숭어나라 딸기공주’ (주헌 전역 후 합류) 11:55 122
2655083 기사/뉴스 [단독]대검 ‘대통령 석방·항고 포기’ 만장일치 결론 337 11:55 6,471
2655082 유머 오늘자 팬들 설레게 하는 윤두준 공지채널 3 11:55 570
2655081 기사/뉴스 BTS 제이홉, 12시간 컴백 라이브 방송…2천700만회 재생 신기록 3 11:55 415
2655080 기사/뉴스 푸틴이 여성들에게 보낸 ‘미친 선물’…전쟁 유가족에 ‘고기 분쇄기’ 전달 [포착] 8 11:54 853
2655079 기사/뉴스 ‘74억’ 반포자이 최고가, 우즈벡인이 현금으로 샀다 16 11:53 1,976
2655078 이슈 있지(ITZY) 예지 인스타 업뎃 4 11:52 462
2655077 이슈 [25.03.08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성명서] 6 11:50 426
2655076 이슈 리센느 메이 인스타그램 업로드 11:49 157
2655075 이슈 작년 하반기부터 ~ 현재까지도 일본 가요계를 씹어먹고 있는 메가히트곡 6 11:49 1,001
2655074 이슈 파워퍼프걸 예고편이 온라인에 유출됨  9 11:47 1,624
2655073 이슈 “윤석열 지금 대통령인데 왜 지금 구속기소당해있습니까? 내란죄를 저질렀기 때문인데 내란은 사형, 무기징역밖에 없는 중요한 범죄라 보석도 못 나옵니다 아주 이례이례적인 걸 재판부가 만들어낸거거든요 저는 재판부가 먼저 구속취소 인용할 거를 결론 내려놓고 그래놓고 나서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왔던 윤측의 주장에 대해서 정당성을 실어줬다“ 24 11:47 1,857
2655072 정보 강아지 고양이 체중별 권장 수분량 17 11:47 923
2655071 기사/뉴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두고 여야 대검찰청 항의 방문 6 11:46 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