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탄핵 가결에 춤추다 눈물…그 77세 "노인들 미워만 하지말라"
40,227 341
2024.12.19 10:57
40,227 34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이승방(77) 씨는 탄핵 가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20만명 이상이 모인 탄핵 집회에 참여했다가 영국 BBC뉴스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가결 소식에 왈칵 눈물짓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서 이씨를 인터뷰한 BBC 기자가 X(옛 트위터)에 “1947년생 이승방 선생님을 아시는 분 있습니까”라며 “급하게 이동하느라 깊은 이야기를 못 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 있으면 제보해달라”고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뉴스 영상이 더 퍼졌다.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는 모습. 정세희기자

17일 서울 강동구에서 만난 이씨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 중 한 명으로 촛불을 들었는데 마침 카메라가 있어 담겼을 뿐”이라며 “누구라도 탄핵안 통과 당시엔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25 전쟁 이후의 참화, 4·19 혁명, 80년대 민주화운동 등 직접 겪었던 굴곡진 현대사가 흑백 영화처럼 떠올랐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4·19 혁명 당시 고등학교 선배들을 따라 시위에 나섰다는 그는 “경무대(현 효자동 구 청와대) 인근에서 들렸던 총소리도, 시민들이 트럭에 올라타 독재 타도를 외쳤던 절규도 또렷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65학번인 그는 신입생 때 ‘한일청구권 협정 반대 운동(65~65년)’에도 참여했다. 그는 “과거에도 계엄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했다.

아이돌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 같았던 이번 집회에 대해 이씨는 “소녀시대 노래는 잘 몰라도 한국은 흥의 민족이니 자연스럽게 덩실거리게 됐다”며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대견하고 대한민국이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또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성세대가 정치 선택을 잘해야 했는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노인들을 미워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씨처럼 1980년 계엄을 경험했던 이들의 심경은 다소 복잡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정영훈(64)씨는 지난 3일 밤 계엄 소식을 듣자마자 택시를 타고 국회로 달려왔다고 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남 목포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겪은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며 “겁은 났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뭐든 역할을 해야겠다 싶어 비상식량까지 싸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상우(63)씨는 “80년 계엄 땐 대학교 1학년이라 직접 행동하지 못해 친구, 선후배들에게 늘 빚진 마음이었다”며 “청년 때 계엄군이 시민들을 총으로 쏜 장면이 떠올랐는데 ‘이젠 나이가 60이 넘었으니까 총을 맞아도 미련이 없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박모(76)씨는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벌벌 떨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8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층과 생각을 공유한 것이 의미있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편견도 사라졌다. 촛불이 아닌 오색 응원봉을 들고, 민중가요 대신 대중가요가 나오는 집회가 낯설지만 건강하고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김순자(68)씨는 “유튜브에서 나오는 노래는 들었는데, 너무 빨라서 따라 하진 못하고 박수만 많이 쳤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남녀노소가 참여한 이번 집회가 세대 간의 편견을 줄이는 화합의 기능을 했다고 평가했다.


https://naver.me/GkRq8dgA


목록 스크랩 (5)
댓글 34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누디블러틴트 진짜 후메잌디스♥ NEW컬러 최초 공개! 체험단 이벤트 132 00:03 12,37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20,46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07,02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14,78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42,3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590,02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4 20.09.29 4,542,81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3 20.05.17 5,152,81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80,5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07,423
모든 공지 확인하기()
500868 유머 내면보다 외면이 예쁜 사람.twt 1 15:43 276
500867 유머 일본산 멧돼지를 처단하기 위해 광선검을 들고 뛰쳐나온 어느 시민 jpg 3 15:42 348
500866 유머 나랑 같은 조 하기싫은 친구 15:39 354
500865 유머 카페인데 이 댓글보고 웃참중ㅋㅋㅋㅋㅋㅋㅋ 15 15:35 2,589
500864 유머 술 마시고 먹는 음식 중 제일 맛있는 거 말해보기 66 15:35 1,043
500863 유머 대 프랜차이즈햄버거 전쟁 4 15:34 857
500862 유머 어제자 시청자 반응 터진 박진영 묘사하는 김형묵 8 15:33 1,167
500861 유머 홍진경한테 “언니”라고 불렀던 홍진경 남동생ㅋㅋㅋ 16 15:31 1,191
500860 유머 수상할 정도로 셀카각을 잘 아는 아기판다💜🐼 19 15:29 1,437
500859 유머 이동진을 울리는 궤도 9 15:20 1,283
500858 유머 가요대제전 5행시 13 15:13 734
500857 유머 의외로 실제 회사에서는 안 통하는 퇴근 방법... 48 14:51 5,020
500856 유머 엄마와 아기의 숨막히는 심리전 4 14:45 1,590
500855 유머 제주도에서는 겸업금지 시키면 안돼는 이유 17 14:30 4,208
500854 유머 오늘도 열일하는 내란의 힘 담당일진 진보당 현수막 8 14:26 2,430
500853 유머 외국인에게는 던전 이름 같다는 한국 지명 11 14:24 2,400
500852 유머 햇반밀수입으로 공항에서 안 걸린 게 다행인 지경 28 14:19 4,630
500851 유머 1.6만 알티 탄 최애가 까 준 달걀.x 38 14:19 2,816
500850 유머 정몽규 축구협회장 4선 도전 출마 기자회견중 24 14:13 770
500849 유머 아빠랑 누나가 퇴근했는데 자기보러 안와서 애타는 김루이 6 14:12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