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탄핵 가결에 춤추다 눈물…그 77세 "노인들 미워만 하지말라"
44,766 354
2024.12.19 10:57
44,766 354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린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영국 BBC 카메라에 포착됐다. BBC뉴스 코리아 캡처 


이승방(77) 씨는 탄핵 가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20만명 이상이 모인 탄핵 집회에 참여했다가 영국 BBC뉴스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가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가 가결 소식에 왈칵 눈물짓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서 이씨를 인터뷰한 BBC 기자가 X(옛 트위터)에 “1947년생 이승방 선생님을 아시는 분 있습니까”라며 “급하게 이동하느라 깊은 이야기를 못 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 있으면 제보해달라”고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뉴스 영상이 더 퍼졌다.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방(77) 할아버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는 모습. 정세희기자

17일 서울 강동구에서 만난 이씨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 중 한 명으로 촛불을 들었는데 마침 카메라가 있어 담겼을 뿐”이라며 “누구라도 탄핵안 통과 당시엔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25 전쟁 이후의 참화, 4·19 혁명, 80년대 민주화운동 등 직접 겪었던 굴곡진 현대사가 흑백 영화처럼 떠올랐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이던 4·19 혁명 당시 고등학교 선배들을 따라 시위에 나섰다는 그는 “경무대(현 효자동 구 청와대) 인근에서 들렸던 총소리도, 시민들이 트럭에 올라타 독재 타도를 외쳤던 절규도 또렷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65학번인 그는 신입생 때 ‘한일청구권 협정 반대 운동(65~65년)’에도 참여했다. 그는 “과거에도 계엄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했다.

아이돌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 같았던 이번 집회에 대해 이씨는 “소녀시대 노래는 잘 몰라도 한국은 흥의 민족이니 자연스럽게 덩실거리게 됐다”며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대견하고 대한민국이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또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성세대가 정치 선택을 잘해야 했는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노인들을 미워만 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씨처럼 1980년 계엄을 경험했던 이들의 심경은 다소 복잡했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정영훈(64)씨는 지난 3일 밤 계엄 소식을 듣자마자 택시를 타고 국회로 달려왔다고 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남 목포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겪은 이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며 “겁은 났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뭐든 역할을 해야겠다 싶어 비상식량까지 싸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상우(63)씨는 “80년 계엄 땐 대학교 1학년이라 직접 행동하지 못해 친구, 선후배들에게 늘 빚진 마음이었다”며 “청년 때 계엄군이 시민들을 총으로 쏜 장면이 떠올랐는데 ‘이젠 나이가 60이 넘었으니까 총을 맞아도 미련이 없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박모(76)씨는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벌벌 떨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8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층과 생각을 공유한 것이 의미있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편견도 사라졌다. 촛불이 아닌 오색 응원봉을 들고, 민중가요 대신 대중가요가 나오는 집회가 낯설지만 건강하고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김순자(68)씨는 “유튜브에서 나오는 노래는 들었는데, 너무 빨라서 따라 하진 못하고 박수만 많이 쳤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남녀노소가 참여한 이번 집회가 세대 간의 편견을 줄이는 화합의 기능을 했다고 평가했다.


https://naver.me/GkRq8dgA


목록 스크랩 (6)
댓글 35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누디블러틴트 진짜 후메잌디스♥ NEW컬러 최초 공개! 체험단 이벤트 180 12.19 39,22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40,88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29,10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28,23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74,1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02,93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60,93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4 20.05.17 5,164,8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95,42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19,89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82834 정보 이 시국 피싱문자 4 12:37 812
282833 정보 네페 10원 48 12:03 2,645
282832 정보 현재 전봉준 투쟁단 오시는 길에 트랙터를 내리다 한 대가 전복되어 사고가 났다 합니다 25 11:54 2,373
282831 정보 카카오페이 퀴즈타임 정답ㅂ 5 11:11 522
282830 정보 동아일보 피셜 참모 보고 자료 공유받는 김건희.jpg 22 10:26 5,722
282829 정보 스팀 게임 겨울 할인 시작! (~1/2 오전 10시까지) 20 10:05 2,671
282828 정보 Kb pay 퀴즈정답 20 10:00 1,737
282827 정보 당시 일본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이 안중근 장군을 심문했던 기록과 사진 공개 - JTBC 뉴스 5 09:12 2,570
282826 정보 오늘도 날이 밝았다!! 전국에 시위가는 더쿠시민들아 🔥찍고가라 808 08:58 28,939
282825 정보 현빈 드라마 중에 시청률은 낮았지만 나름 소소하게 인기 있었던 드라마 39 08:55 6,563
282824 정보 [셀럽병사의 비밀 예고]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의 비극적 사망 미스터리?! 6 07:28 1,849
282823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9 07:01 1,755
282822 정보 네이버페이 인스타팔로우 180원 2개 3 04:41 2,729
282821 정보 📢광화문에서 봐📢 178 02:19 24,555
282820 정보 미친 편집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던 생로병사의 피디 작별인사 올림.... 15 00:37 10,704
282819 정보 [2010.08.22 김정은의 초콜릿] 6년만에 뭉친 Baby V.O.X 베이비복스 - 야야야 & Killer & 우연 / 2024년 버전 5 00:10 1,403
282818 정보 4️⃣2️⃣1️⃣2️⃣2️⃣1️⃣ 토요일 실시간 예매율 순위 ~ 하얼빈 23만 예매 달성🙌 2 00:04 694
282817 정보 2️⃣4️⃣1️⃣2️⃣2️⃣0️⃣ 금요일 박스오피스 좌판/좌점 ~ 서브스턴스 9만 ㅊㅋㅊㅋ🙌 1 00:02 658
282816 정보 네이버페이 15원+케이크 투표2원🍰 166 00:01 19,016
282815 정보 [지금거신전화는]웹소에 자주 나오는 대사들이 그대로 나오는 드라마 29 12.20 4,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