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아이야 울고 있느냐 가엾고 딱하게도
비교와 경쟁 동경과 경멸 그 덫에 갇혔느냐
더 나은 운명을 바라지 않을 이 누구인가
꿈을 꾼 죄를 사하노니
서늘한 밤의 어깨에 기대 울라
낡은 잔 가득 열기를 따라 단숨에 비웠으나
얼룩은 너의 살갗에 배어 무늬가 되었구나
미래는 저 멀리에서 우리를 또 속였지만
오너라 검푸른 파도여
사냥꾼이 오기 전에 어서 가자
놓아줘 제발 다시 한번만
맞물린 잇날 내 숨통을 죄어온다
반짝이던 포말 사이로 반딧불이 춤을 추던
사나운 속임수 따위는
겁낼 필요 없던 나의 골짜기로
심야의 아이가 울고 있구나 가엾고 딱하게도
여인은 밤새 연기를 피우며 기도를 올려본다
사냥을 떠난 임은 돌아오실 줄 모르고
꽃들은 기꺼이 꺾일 채비라도 마친 듯이 떨고 있네
삭풍을 따라 흔적을 쫓는 사내는 말이 없다
어둑한 숲을 살피고 헤쳐 야만을 향해 갈 뿐
과거는 등 뒤에서 우리를 떠밀었지만
살갗을 물어뜯는 건 괴물들이 아닌 삶의 불안이라
도와줘 제발 다시 한번만
사람은 모두 올가미에 갇혀있어
밤마다 읽어주던 빛바랜 전설들처럼
허기와 굶주림 따위는 존재하지 않던 나의
고향으로
고향으로
고향으로
고향으로
심야의 아이야 울고 있구나 가엾고 딱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