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애프터스크리닝] '하얼빈' 훌륭한 영상, 좋은 연기, 아쉬운 여운 ★★☆ (스포)
1,397 10
2024.12.18 18:20
1,397 10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08/0000246367


▶ 애프터스크리닝

꽁꽁 얼은 두만강 위를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저렇게 넓은 강이 얼어 있는 걸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 위를 걸어가는 현빈의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이런 걸 영화적 경험이라고 하는 건가. 극장 안에 4D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쌓인 만주 벌판, 러시아 등에서 생명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웅장함' '숭고함' 등 우민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들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 진흙 위에서 나뒹구는 일본군과의 전투는 '목숨을 건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비주얼적으로 느껴지게 연출되었다. 이런 도입 부분은 엄청나게 몰입감이 있고 강렬하다. 광활하고 건조하고 차가운 외국의 풍광은 '이국적이다'라고 감상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서 보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는데 그 고생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흔히 보던 영상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욱, 박훈, 전여빈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출연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의 비주얼은 최고였다. 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분위기로 압살시키는 느낌.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들이 매끈한 잘생김이 아닌 캐릭터의 멋짐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공공의 적인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의 연기도 좋았다. '늙은 여우'로 표현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이렇게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가의 모습으로 그려내다니, 그래서 오히려 안중근의 대단함을 반전으로 드러나게 했다.


훌륭한 미술, 좋은 연기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감정의 몰입이나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은데 똑 똑 끊어버리는 편집이었다. 역사가 스포이고 모두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알고 보는 만큼 좀 더 감정의 피치를 올리고 여운을 길게 줬어도 좋았을텐데. 요즘의 감독들은 '신파'에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듯, 있어도 좋을 장면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아쉬웠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이야기이고, 저마다 그의 일대기 중에 심장을 울리는 대목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인간적인 모습에만 집중한 건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엔딩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자막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이후에 일본의 폭력은 더 심해졌고 그로부터도 30년이나 더 지나서야 독립이 이뤄졌다는 게 나오면서 안중근의 업적이 당장의 통쾌한 반전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이들의 희생이 얼마나 고귀하고 지난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해주긴 한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원한게 이런 지난함의 공감일까? 통쾌하고 장렬한 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매끈속광채 치트키! NEW 잉크래스팅 쿠션 메쉬 글로우 + 역주행 싱글섀도우! 모노큐브 앙버터 체험 이벤트 443 12.17 39,57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15,32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94,68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07,05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36,18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581,71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4 20.09.29 4,532,59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3 20.05.17 5,143,2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72,01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96,68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1419 기사/뉴스 '빨간불' 건너던 배달로봇, 차량과 충돌…누구 과실일까 [Geeks' Briefing] 21:18 98
2581418 기사/뉴스 [단독] 12.3 계엄 당일 무슨일이…與 단체방 대화 전문 1 21:18 378
2581417 이슈 대한통운 협력사 직원이 버린 담배꽁초 하나로 해태제과 공장이 불타버리면서 손해배상을 두고 300억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함 8 21:17 728
2581416 이슈 탄핵 후 개헌을 논하자 유시민이 한 말 11 21:17 926
2581415 이슈 체조경기장에서 앵콜콘서트 잘 마친 이찬원 근황 2 21:16 212
2581414 이슈 @얘들아 시발 900조가 어느정도냐하면 대한민국 5천만 국민에게 각각 2억씩 줄 수 잇는 돈이래 씨발 13 21:16 523
2581413 정보 중부지방에만 머물던 찬공기가 내일은 남부지방까지 남하해 아침 장수,군위 최저온도는 오늘보다 5~7도 더 낮아질 내일 전국 날씨 & 기온.jpg 21:15 199
2581412 이슈 오랜만에 올라온 크래비티 형준이네 누나들과 강아지 나리 영상 21:14 137
2581411 유머 샤이니 투피엠 엠씨몽이 커버한 소녀시대 "소원을말해봐" 3 21:13 300
2581410 이슈 오늘자 에스파 영통팬싸 중 카리나 6 21:13 615
2581409 기사/뉴스 '퍼스트레이디', 탄핵 정국 속 6일 만에 4만↑ 돌파 [Nbox] 8 21:12 416
2581408 이슈 팬들에게 받은 선물 인증으로 사진 129장이나 올려준 00년생 배우 5 21:11 1,125
2581407 이슈 마리끌레르 김태리 한복 화보.jpg 6 21:11 683
2581406 이슈 12월 20일부터 롯데리아 포켓몬 콜라보 소식 32 21:09 2,061
2581405 기사/뉴스 관저서 생일 맞은 尹…“지지자 꽃바구니는 전달 받아” 28 21:09 971
2581404 기사/뉴스 민주당 방송4법 재추진에 "협의체 논의가 먼저" 10 21:08 590
2581403 이슈 박근혜가 최순실 게이트를 돌파하기 위해 꺼낸 카드 52 21:06 5,221
2581402 기사/뉴스 '소방관', 15일째 200만 돌파… 기부 챌린지 2차 목표 달성 12 21:03 507
2581401 이슈 Nobody gets me Covered by 아이브 안유진 14 21:02 282
2581400 이슈 이재명이 35살의 변호사 이재명에게 43 21:01 2,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