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애프터스크리닝] '하얼빈' 훌륭한 영상, 좋은 연기, 아쉬운 여운 ★★☆ (스포)
1,914 11
2024.12.18 18:20
1,914 11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08/0000246367


▶ 애프터스크리닝

꽁꽁 얼은 두만강 위를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저렇게 넓은 강이 얼어 있는 걸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 위를 걸어가는 현빈의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이런 걸 영화적 경험이라고 하는 건가. 극장 안에 4D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쌓인 만주 벌판, 러시아 등에서 생명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웅장함' '숭고함' 등 우민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들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 진흙 위에서 나뒹구는 일본군과의 전투는 '목숨을 건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비주얼적으로 느껴지게 연출되었다. 이런 도입 부분은 엄청나게 몰입감이 있고 강렬하다. 광활하고 건조하고 차가운 외국의 풍광은 '이국적이다'라고 감상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서 보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는데 그 고생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흔히 보던 영상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욱, 박훈, 전여빈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출연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의 비주얼은 최고였다. 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분위기로 압살시키는 느낌.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들이 매끈한 잘생김이 아닌 캐릭터의 멋짐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공공의 적인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의 연기도 좋았다. '늙은 여우'로 표현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이렇게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가의 모습으로 그려내다니, 그래서 오히려 안중근의 대단함을 반전으로 드러나게 했다.


훌륭한 미술, 좋은 연기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감정의 몰입이나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은데 똑 똑 끊어버리는 편집이었다. 역사가 스포이고 모두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알고 보는 만큼 좀 더 감정의 피치를 올리고 여운을 길게 줬어도 좋았을텐데. 요즘의 감독들은 '신파'에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듯, 있어도 좋을 장면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아쉬웠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이야기이고, 저마다 그의 일대기 중에 심장을 울리는 대목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인간적인 모습에만 집중한 건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엔딩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자막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이후에 일본의 폭력은 더 심해졌고 그로부터도 30년이나 더 지나서야 독립이 이뤄졌다는 게 나오면서 안중근의 업적이 당장의 통쾌한 반전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이들의 희생이 얼마나 고귀하고 지난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해주긴 한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원한게 이런 지난함의 공감일까? 통쾌하고 장렬한 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판타지 로맨스 레전드! 도경수 X 원진아 X 신예은 <말할 수 없는 비밀> 첫사랑 무대인사 시사회 초대 이벤트 380 01.03 41,2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8,84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02,44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12,6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32,07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40,8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8 20.09.29 4,719,17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303,64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746,62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572,40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7260 기사/뉴스 남양주 의류창고에서 화재...한때 대응 1단계 발령 (화재 불길 잡았다고 함) 11 01:56 1,318
327259 기사/뉴스 [단독] 국힘 40여명, 윤석열 체포 막으러 6일 새벽 관저 집결한다 134 00:38 6,800
327258 기사/뉴스 [단독] 오세훈 서울시장 조기 대선 출마 결심...사전 준비팀 가동 지시 791 00:35 18,993
327257 기사/뉴스 [MBC 스트레이트] 영장도 무시…뒤로 숨어든 대통령 (25.01.05 방송) 3 00:32 833
327256 기사/뉴스 [오피셜]"재계약은 팬들 향한 작은 보답의 과정" 울산 HD, 이청용과 재계약 1 01.05 546
327255 기사/뉴스 배우 최준용 "계엄 몇 시간 만에 끝나 아쉬웠다"…尹 공개지지 487 01.05 58,219
327254 기사/뉴스 경북딸기, 두바이시장 본격적으로 수출길 올라 12 01.05 3,035
327253 기사/뉴스 K드라마에 담기는 '가족'의 개념이 달라졌다 1 01.05 3,531
327252 기사/뉴스 오늘 나온 경찰발? 기사들 19 01.05 4,965
327251 기사/뉴스 서산 캠핑장 텐트서 50대·10대 부자 숨진 채 발견 45 01.05 10,681
327250 기사/뉴스 '다리미' 최태준, 양혜지에 "나랑 연애하자" 키스 2 01.05 3,184
327249 기사/뉴스 행시 출신 30대 공무원, 4급 승진하자마자 사표 낸 이유 [인터뷰] 40 01.05 7,474
327248 기사/뉴스 동네 친구들과 수다가 장수 지름길? 백세인들 비결 1위 "좋은 인간관계" 3 01.05 1,115
327247 기사/뉴스 “소고기뭇국 끓이기 겁난다”…설 코앞인데 채소·과일값 얼마나 올랐길래 4 01.05 1,109
327246 기사/뉴스 “이 참에 물려줘야겠네”…최근 강남 아파트 증여 급증한 이유는? 10 01.05 3,540
327245 기사/뉴스 목표 없이 예금으로 돈 모아온 8년차 직장인 "이대로 해도 괜찮을까요" [재테크 Q&A] 6 01.05 3,907
327244 기사/뉴스 "노른자 땅에 또…" 서면 NC백화점 자리에 47층 아파트 41 01.05 3,829
327243 기사/뉴스 조국혁신당, 공수처에 尹 체포 참관 요청 288 01.05 18,111
327242 기사/뉴스 윤상현 “헌재, 민주당 하부기관처럼 움직여 국민 공분 커져” 343 01.05 13,461
327241 기사/뉴스 尹 측 석동현 "이재명 호칭 공모…'당대표' 절대 안 붙일 것" 505 01.05 19,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