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애프터스크리닝] '하얼빈' 훌륭한 영상, 좋은 연기, 아쉬운 여운 ★★☆ (스포)
2,239 11
2024.12.18 18:20
2,239 11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08/0000246367


▶ 애프터스크리닝

꽁꽁 얼은 두만강 위를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저렇게 넓은 강이 얼어 있는 걸 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 위를 걸어가는 현빈의 모습은 생경하기 그지없다. 이런 걸 영화적 경험이라고 하는 건가. 극장 안에 4D로 찬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눈쌓인 만주 벌판, 러시아 등에서 생명을 걸고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웅장함' '숭고함' 등 우민호 감독이 의도한 감정들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 진흙 위에서 나뒹구는 일본군과의 전투는 '목숨을 건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를 비주얼적으로 느껴지게 연출되었다. 이런 도입 부분은 엄청나게 몰입감이 있고 강렬하다. 광활하고 건조하고 차가운 외국의 풍광은 '이국적이다'라고 감상적인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삭막해서 보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는데 그 고생이 화면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흔히 보던 영상은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동욱, 박훈, 전여빈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출연 비중이 많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정도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의 비주얼은 최고였다. 대사를 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분위기로 압살시키는 느낌. 비주얼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들이 매끈한 잘생김이 아닌 캐릭터의 멋짐으로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공공의 적인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 릴리 프랭키의 연기도 좋았다. '늙은 여우'로 표현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이렇게 치밀하고 과감한 전략가의 모습으로 그려내다니, 그래서 오히려 안중근의 대단함을 반전으로 드러나게 했다.


훌륭한 미술, 좋은 연기였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감정의 몰입이나 여운을 좀 더 느끼고 싶은데 똑 똑 끊어버리는 편집이었다. 역사가 스포이고 모두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알고 보는 만큼 좀 더 감정의 피치를 올리고 여운을 길게 줬어도 좋았을텐데. 요즘의 감독들은 '신파'에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듯, 있어도 좋을 장면까지 건조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아쉬웠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안중근의 이야기이고, 저마다 그의 일대기 중에 심장을 울리는 대목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인간적인 모습에만 집중한 건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엔딩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자막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이후에 일본의 폭력은 더 심해졌고 그로부터도 30년이나 더 지나서야 독립이 이뤄졌다는 게 나오면서 안중근의 업적이 당장의 통쾌한 반전을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알려주며 이들의 희생이 얼마나 고귀하고 지난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해주긴 한다. 하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원한게 이런 지난함의 공감일까? 통쾌하고 장렬한 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통제불가 고자극 러브 스릴러❤️‍🔥 <컴패니언> 시사회 초대 이벤트 88 00:08 7,54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157,03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681,64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096,80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919,67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4 21.08.23 6,324,33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264,75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5,922,53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3 20.04.30 6,316,16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247,90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38105 기사/뉴스 ‘연프 마니아’ 박지선 교수 “‘하트시그널’ 이어 ‘하트페어링’, 세상 평정할 듯” 12:52 89
338104 기사/뉴스 '마이너스의 손' MBK 파트너스…네파·모던하우스도 '거덜' 14 12:48 749
338103 기사/뉴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데뷔 2주년 맞아 특별 도넛 출시 2 12:45 349
338102 기사/뉴스 "뉴진스에 210억 투자" vs "하이브 차별·배척 있었다" 12 12:44 397
338101 기사/뉴스 [단독] 서울시의회 부근 윤 대통령 지지자 분신 시도…유인물에 "윤석열 만세" 26 12:44 796
338100 기사/뉴스 ‘하트페어링’ 윤종신 “‘하트시그널’ 보고 쓴 곡도 있다” 2 12:37 281
338099 기사/뉴스 [단독] 서울도시건축박물관 인근서 윤 대통령 지지자 분신 시도…경찰 조사 중 25 12:33 843
338098 기사/뉴스 기안84, 건강 적신호에 ‘미나리 샤부샤부’ 도전… 위생관도 변화 15 12:30 1,492
338097 기사/뉴스 "왓 사이즈 하프 사이즈"..제이홉, LA서 신곡 녹음→베니 블랑코와 만남 [나혼자산다] 1 12:26 319
338096 기사/뉴스 신애라, 체포설 가짜뉴스에 분노 “비도덕적 투자 안 해” 고발 경고 3 12:24 1,041
338095 기사/뉴스 [단독] 산부인과 의사가 진료 중 환자에 성폭력…서울 대형병원서 '끔찍' 262 12:23 14,651
338094 기사/뉴스 [속보] 선관위, ‘특혜채용’ 고위직 간부 자녀 10명 수사 의뢰키로 12:22 313
338093 기사/뉴스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안무 영상 18억 뷰 돌파 [공식] 4 12:22 210
338092 기사/뉴스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편의점 난동' 첫 재판서 혐의 인정 4 12:18 745
338091 기사/뉴스 제니, 첫 솔로 정규 'Ruby' 공개…"음악 인생의 새로운 장" 6 12:17 357
338090 기사/뉴스 美재무장관 "동맹국도 트럼프에 동조 안 하면 경제적 압박" 7 12:17 300
338089 기사/뉴스 대통령실과 KTV, 건사랑(김건희 여사 팬카페) 등이 조직적으로 김 여사를 비판하는 유튜브 콘텐츠 삭제 요청과 고소를 자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2 12:16 499
338088 기사/뉴스 'KBS 출연 불가 갈등' 시우민, MBC '전참시'로…"다음주 방송" [공식입장] 22 12:15 1,250
338087 기사/뉴스 블랙핑크 리사 솔로 컬렉션, 무신사서 단독 출시... 사인회도 예정 1 12:14 782
338086 기사/뉴스 경찰, 이르면 오늘 김성훈 구속영장 재청구… 비화폰 확보 나설듯 9 12:12 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