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처장 산하 신원보안실 과장, 충암고 출신..."군 보안 관련 신원조사 등 세평 수집"
12.3 윤석열 내란 사태의 핵심인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의 '신원검증' 라인에도 '충암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인형 전 사령관이 측근 정성우 전 1처장, 1처장 산하 신원보안실을 통해 "비상계엄을 대비한 주요 보직 인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방첩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충암고 출신 진아무개 중령(현 대령(진))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방첩사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조사과장·신원검증과장을 연이어 맡았다. 지난 9월 대령 진급 예정자에 이름을 올린 그는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 6일부터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해 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진 대령(진)은 지난 3월 20일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충암고)이 방첩사를 비공개 방문했을 때 만찬 자리에도 참석했다. 해당 모임엔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여 전 사령관(충암고), 방첩사 영관급 장교 2명이 참석했는데 이 중 한 명이 진 대령(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 후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내란에 가담한 부서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은 나승민 신원보안실장(대령)이 포고령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과 공조수사본부(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국방부)는 나 실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나 실장은 올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 나흘 전인 지난 11월 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육군 대령)
"세평 등 정보 수집하는 곳, 여인형 부임 후 수시 소통"
방첩사는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따라 "군사보안에 관련된 인원의 신원조사"를 할 수 있다. "그중 신원보안실은 군 내부 인사와 관련된 보안 업무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원보안실에서는 세평 등 대상자의 정보를 수집·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요 진급자들을 특정 직위에 보직해도 되는지 평가한다"며 "특히 (진 대령(진)이 역임한) 신원검증과장은 방첩사에서 수집한 핵심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 대상의 장단점 등을 종합 평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첩사의 신원조사는 대통령실이나 국방부에도 보고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결코 직무를 벗어나 군 인사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성하 방첩사 기획관리실장(육군대령)
추가로 A씨는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1월 부임한 뒤 나 실장을 매일 같이 수시로 불렀고 나 실장은 '사령관실에서 살다시피' 들락날락했다. 보고도 수시로 이뤄졌다"며 "나 실장은 사령관실에서 나온 뒤 바로 진 대령(진) 방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끔 보안을 철저히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 시기가 아니라면 '주변 사람을 들어오지 못하게끔'까지 보안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데 이 행태가 1년 가까이 이뤄졌다"며 "내부에서는 신원보안실이 계엄 관련 중요 문서 작성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파다하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의원은 "방첩사 신원보안실 신원검증과장 또한 충암파 라인으로 확인됐다"며 "군인사 세평 등을 담당하는 신원보안실이 공교롭게도 (여 전 사령관 측근인) 정성우 전 1처장 소속인데 내부에서 내란 핵심 인원들의 인사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충암파는 윤석열 정부에서 충암고 출신들이 군과 행정부 요직을 차지하자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이들 상당수가 이번 내란 사태에 가담했다. 윤석열(대통령·직무정지),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구속),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사임) 등이 대표적이다. 방첩사 내에선 진 대령(진)을 비롯해 여인형(전 방첩사령관·구속), 박성하(기획관리실장, 대령)가 충암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