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학생들은 잘못이 없잖아요” 충암고에 위로의 풀빵 전한 시민들
2,651 15
2024.12.18 14:59
2,651 15



 

 

18일 오전 5시30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새어나오는 달착지근한 풀빵 냄새가 고요한 새벽을 깨웠다. 고등학생의 부모뻘, 조부모뻘 되는 사람들이 모여 풀빵을 구우며 나누는 대화가 지난밤 썰렁했던 교실을 따스하게 데웠다. “아이들 올 때까지 식으면 안 될 텐데”. 교실 한쪽에 놓인 보온통에 모락모락 김 나는 풀빵과 함께, 학생들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이 차곡차곡 담겼다.

서울 서대문구 시민단체 서대문마을넷은 이날 충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풀빵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충암고 출신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분노한 여론은 충암고 학생들을 향하기도 했다. ‘어긋난 시위가 학생들을 겨눠선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하나둘 마음을 보탰다. 이들은 “아이들은 잘못이 없지 않냐”며 학생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려고 행사를 준비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이번 사태로 학생들 피해가 우려돼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봐 너무 걱정되고 안쓰러웠는데 시민단체 분들이 먼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하셔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교실 천장과 벽면에는 “충암고 학생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에요” “변함없이 빛날 너희를 응원해” 등 응원 문구가 붙었다. 하나둘 교실에 들어서는 학생들에게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잠이 덜 깬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선 학생들은 이내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풀빵을 기다리는 줄이 교실 밖까지 길어지자 손이 바빠졌다.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일손을 도왔다. 특수학급 담당 교사인 A씨도 반 학생들이 직접 만든 커피를 나누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학생들은 “억울했던 마음이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민겸군(16)은 “얼마 전에 한 할아버지가 학교 쪽을 바라보며 욕을 하신 적이 있었다”며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우리한테 그러는지 억울했다”고 했다. 김군은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찍으며 “이런 이벤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친구들에게도 꼭 보여주겠다”고 했다.

권혁진군(17)도 “국밥집에서 아저씨들이 학교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려 위축됐었다”라며 “일부러 다른 학교에 다니는 척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충암고는 원래 야구도 유명하고 좋은 점도 있는데 황당하고 억울했다”며 “그래도 풀빵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서대문마을넷 회원 이영희씨(59)는 “동네 주민으로서 아이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쁘고 보람 있었다”며 “어른들한테 받은 상처가 치유됐으면 하고 충암고 학생들이 앞으로 상처받는 일 없이 잘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암고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40085?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뛰드x더쿠💓] 말랑 말랑 젤리 립? 💋 NEW슈가 컬러링 젤리 립밤💋 사전 체험 이벤트 395 03.28 31,76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489,63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088,13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382,9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397,8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26,93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81,70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7 20.05.17 6,168,1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496,10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90,72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9849 이슈 엑소 카이 💿⚠️ 23:04 7
2669848 이슈 라이즈 앤톤 : 운동은 하고 있지만 전혀 벌크업을 의도하고 있지않아요 23:04 111
2669847 이슈 황가람 <나는 반딧불> 멜론 TOP100 1위 20 23:03 519
2669846 이슈 오늘자 빌보드 우먼 제니 수상소감..twt 2 23:02 428
2669845 정보 천재 의사가 다른 칼을 잡으면 생기는 일 | 지선씨네마인드 '하이퍼나이프' 23:02 104
2669844 이슈 2015년 고기를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먹인 학교 23:02 590
2669843 이슈 핀란드 사람들이 모짜렐라 치즈에 붙인 별명 23:02 320
2669842 유머 사내식당에서 만나 서로 누나 오빠하는 정비사와 승무원.JPG 12 23:02 1,001
2669841 이슈 김수현, 드디어 입 연다…“직접 참석·질의 응답無”[공식] 11 23:01 646
2669840 이슈 오늘 청소하다 창문 열었는데..ㄷㄷ 13 23:00 1,681
2669839 이슈 굿데이 다음주 예고 데이식스 출연.x 4 22:59 714
2669838 기사/뉴스 "탄원 20만 돌파" vs "노숙투쟁"…탄핵 찬반 진영 이젠 24시간 총력전(종합) 2 22:59 119
2669837 이슈 4월 1일부터 인상되는 편의점 택배 요금 4 22:58 719
2669836 이슈 팬들한테 애교 개끼는 남돌 옆에서 찬물 끼얹는 멤버ㅋㅋㅋㅋ 5 22:58 860
2669835 유머 충청도식으로 헌재 압박하기.JPG 10 22:57 1,191
2669834 이슈 장제원 성폭력 피해자 작성글에 장제원이 성폭력 피해자 집으로 불러서 돈 봉투 던져주고 나갓다고 ... 46 22:54 3,123
2669833 이슈 르세라핌 홍은채×사쿠라×허윤진 십오야 나영석 come over 챌린지 17 22:52 657
2669832 이슈 에스파 닝닝이 부르는 첨밀밀.x 24 22:50 1,883
2669831 이슈 손주때문에 타는거지만 롤러코스터 재미없네 2 22:50 2,207
2669830 이슈 트로트 팬덤 이런 거까지 하더라ㅋㅋㅋㅋㅋ 9 22:50 2,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