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학생들은 잘못이 없잖아요” 충암고에 위로의 풀빵 전한 시민들
2,772 15
2024.12.18 14:59
2,772 15



 

 

18일 오전 5시30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새어나오는 달착지근한 풀빵 냄새가 고요한 새벽을 깨웠다. 고등학생의 부모뻘, 조부모뻘 되는 사람들이 모여 풀빵을 구우며 나누는 대화가 지난밤 썰렁했던 교실을 따스하게 데웠다. “아이들 올 때까지 식으면 안 될 텐데”. 교실 한쪽에 놓인 보온통에 모락모락 김 나는 풀빵과 함께, 학생들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이 차곡차곡 담겼다.

서울 서대문구 시민단체 서대문마을넷은 이날 충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풀빵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충암고 출신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분노한 여론은 충암고 학생들을 향하기도 했다. ‘어긋난 시위가 학생들을 겨눠선 안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하나둘 마음을 보탰다. 이들은 “아이들은 잘못이 없지 않냐”며 학생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려고 행사를 준비했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이번 사태로 학생들 피해가 우려돼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봐 너무 걱정되고 안쓰러웠는데 시민단체 분들이 먼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하셔서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교실 천장과 벽면에는 “충암고 학생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에요” “변함없이 빛날 너희를 응원해” 등 응원 문구가 붙었다. 하나둘 교실에 들어서는 학생들에게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잠이 덜 깬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선 학생들은 이내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풀빵을 기다리는 줄이 교실 밖까지 길어지자 손이 바빠졌다.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일손을 도왔다. 특수학급 담당 교사인 A씨도 반 학생들이 직접 만든 커피를 나누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학생들은 “억울했던 마음이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민겸군(16)은 “얼마 전에 한 할아버지가 학교 쪽을 바라보며 욕을 하신 적이 있었다”며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우리한테 그러는지 억울했다”고 했다. 김군은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찍으며 “이런 이벤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친구들에게도 꼭 보여주겠다”고 했다.

권혁진군(17)도 “국밥집에서 아저씨들이 학교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려 위축됐었다”라며 “일부러 다른 학교에 다니는 척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충암고는 원래 야구도 유명하고 좋은 점도 있는데 황당하고 억울했다”며 “그래도 풀빵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서대문마을넷 회원 이영희씨(59)는 “동네 주민으로서 아이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쁘고 보람 있었다”며 “어른들한테 받은 상처가 치유됐으면 하고 충암고 학생들이 앞으로 상처받는 일 없이 잘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암고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340085?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케이트💘] 🎂크리미몬스터 3종 & 립몬스터 히트헤이즈 체험단 모집 이벤트(50인) 402 04.21 28,15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76,9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41,41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62,61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928,88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40,41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4 20.09.29 5,661,4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17,26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709,74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71,6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8119 기사/뉴스 유튜브 뮤직 950만 구독자 움직일까… 음원사, 분리 구독에 촉각 2 23:18 270
348118 기사/뉴스 미야오 나린 "졸업 사진 명품 옷은 엄마 것"…비화 고백 6 23:16 1,376
348117 기사/뉴스 한덕수 ‘저자세 외교’에 마늘협상 재현?…정부 안팎 한숨 11 23:12 398
348116 기사/뉴스 '노무사 노무진' 유령보는 정경호, 5월 30일 첫 방송 확정 4 22:58 760
348115 기사/뉴스 임윤아, 미담 또 나왔다…사비 들여 스태프들에 '통 큰 선물' 3 22:56 711
348114 기사/뉴스 관식아, 영범이는 처음이지?…박보검, 이준영과 '칸타빌레' 상견례[이슈S] 1 22:54 583
348113 기사/뉴스 니엘도 나인우도, 3년 대기하다 군면제...행정 미비가 낳은 연예계 미필자 [Oh!쎈 이슈] 7 22:53 1,174
348112 기사/뉴스 아이브, 데뷔 첫 日 드라마 OST 발매 4 22:51 291
348111 기사/뉴스 “SHE”…소속사 세운 니엘, 신보 베일 벗는다 22:50 331
348110 기사/뉴스 [단독] 현영, '명품 사은품 되팔이' 논란에 입 열었다..업체 측도 '해명' 3 22:39 2,363
348109 기사/뉴스 키움 시타하고 기아 응원…더보이즈 케빈 "경솔한 언행, 정말 죄송" [공식] 6 22:38 1,197
348108 기사/뉴스 권오중, 4년 만에 핼쑥한 얼굴... 희귀질환 子 근황 [종합] 3 22:35 3,976
348107 기사/뉴스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연기, 짜릿하고 흥분돼" [화보] 2 22:34 415
348106 기사/뉴스 매경미디어그룹, 이정재 회사에 180억 투자 "제2의 스튜디오 드래곤" [공식] 3 22:32 626
348105 기사/뉴스 이준, 뮤지컬로 ‘오세이사’ 주인공 가미야 도루 역 캐스팅 2 22:31 962
348104 기사/뉴스 '故김새론 미성년 교제 부인' 김수현 팬덤, "악플러 고소…선처 없다" 23 22:30 1,358
348103 기사/뉴스 로제, 콜드플레이 콘서트 깜짝 게스트…크리스 마틴과 '아파트' 불렀다 18 22:27 1,659
348102 기사/뉴스 까끌해도 일부러 챙겨 먹었는데…‘1급 발암물질’ 나온 건강식품 ‘충격’ 12 22:17 3,062
348101 기사/뉴스 [속보] IMF, 한국 성장률 1%로 대폭 낮춰···‘관세전쟁’ 여파, 주요국 중 최대폭 하락 3 22:17 710
348100 기사/뉴스 [단독]미아역 마트 흉기난동범, 범행 후 버젓이 담배까지…1명 사망·1명 부상 20 22:15 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