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대담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다자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겠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방문하거나 반대의 상황(한 대행의 방미)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사이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에 고율 관세 압박과 함께 방위비 증액, 미국에 불리한 제도 개선 등을 마구 던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 대행체제가 시작되긴 했지만 차기 정부의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외교 관료들이 책임감있게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한국의 안보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헌법재판소가 국회가 가결한 탄핵안을 인용해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한국의 안보 정책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들(더불어민주당)은 북한과 중국에 대해 훨씬 더 유화적일 것”이라며 “일본에 대해서는 더 민족주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동맹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한국 진보진영은 동맹에 좀 더 냉담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해 종종 북한보다는 미국을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듣길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한데 동맹국이 역할을 해주지 않을 경우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는 점을 소개하며, 실제로 양자 회담이 성사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