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윤석열 대통령과 그에 동조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음악인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경력이 40년 이상 된 고참 음악인부터 실용음악과 진학을 준비하는 청소년 음악인까지 나이와 경력이 다른 음악인들이 음악인 선언에 함께 했다.
록, 민중가요, 일렉트로닉, 재즈, 포크, 힙합 등 대중음악 창작/실연자만이 아니다. 한국 전통음악과 고전음악 클래식 장르 음악인들도 동참했다. 수도권부터 대구, 부산, 제주, 광주 등 전국의 음악인들을 총망라한 연명이다.
이번 음악인 선언의 특징은 참여음악인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 이번 음악인 선언에는 음악 창작자와 실연자만 참여하지는 않았다. 공간 운영자, 기획자, 매니저, 음향 엔지니어, 제작자를 비롯한 음악산업 종사자들 역시 다수 참여하면서 명실상부한 음악인 선언을 완성했다. 2009년 ‘탐욕과 통제의 시대를 거스르는 대한민국 음악인 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음악인 선언에 600여명이 참여하고, 2016년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에는 2,35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많은 음악인들이 장르, 지역, 세대, 직군을 아우르며 참여했다. 음악인들이 꾸준히 조직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증거다.
음악인 선언에 참여한 음악인들은 한 목소리로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계획하고 선포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선언했을 뿐 아니라 “반란 수괴를 엄호하는 정치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독재는 리바이벌 될 수 없다. 반란세력에게 앵콜은 없다”는 음악인다운 엄포다.음악인들이 음악인 선언을 발표한 이유는 단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때문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춘의 삶을 지키지 않았고 전쟁을 자극했다. 거짓을 말하고 인권을 외면했다. 꽃피워야 할 가치를 무시하고 사회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라고 적은 문구에서는 오래 견뎌온 눈물이 배어난다. “통곡의 시간은 이제 끝나야 한다. 누구도 함부로 죽지 않아야 한다. 모두의 내일은 지켜져야 한다. 삶은 음악보다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것이 음악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그 바람이 음악인 선언 안에 간절하게 맺혀 있다.
그동안 시민들의 꿈과 희망, 사랑과 그리움을 담고 연주하고 노래해온 음악인들은 선언을 발표한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다. 오늘의 역사를 함께 기록할 것이라고, 시민의 용기를 증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악은 진실의 선율을 부른다. 평화의 리듬을 나눈다. 공생의 사운드를 만든다”라고 쓴 음악인 선언의 문구처럼 지금 광장에서는 케이팝과 민중가요가 공존하며 광장에 바이브를 불어넣고 있다. 음악인 선언에 참여한 음악인들은 앞으로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뿐 아니라 전체 예술 장르/예술인단체와 연대해 활동하는 일정에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다음은 2024 음악인 선언 전문.
참담한 날들이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해야 할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즉시 구속 수감되어야 할 범죄자가 여전히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탄핵을 결정해 민주공화국을 지켜야 할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투표조차 거부했다. 쿠데타는 완전히 진압되지 않았다. 민주공화국이 흔들리고 있다. 시민의 상식이 짓밟히고 있다.
시민의 자유 또한 짓밟혔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계획하고 선포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다. 반란 수괴를 엄호하는 정치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춘의 삶을 지키지 않았고 전쟁을 자극했다. 거짓을 말하고 인권을 외면했다. 꽃피워야 할 가치를 무시하고 사회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는 대통령, 뻔뻔한 대통령을 지켜보며 우리는 너무 오래 울고 절망했으며 부끄러움을 견뎌야 했다. 통곡의 시간은 이제 끝나야 한다. 누구도 함부로 죽지 않아야 한다. 모두의 내일은 지켜져야 한다. 삶은 음악보다 아름다워져야 한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거부한다.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는 국민의힘에 파산을 선언한다. 독재는 리바이벌 될 수 없다. 반란세력에게 앵콜은 없다.
음악을 수호하는 우리는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만든 혼란과 위기를 청산할 것이다. 촛불을 든 시민과 함께 촛불을 들고 함께 노래할 것이다. 오늘의 역사를 함께 기록할 것이다. 시민의 용기를 증언할 것이다.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더 나은 세상은 어떻게 가능한지 연주하고 노래할 것이다.
음악은 민주공화국의 편이다. 그것이 음악의 존재이유이며 음악인의 기쁨이다. 음악은 진실의 선율을 부른다. 평화의 리듬을 나눈다. 공생의 사운드를 만든다. 노래는 광장에서 완성된다. 오늘 민주공화국의 음악인들은 시민의 손을 잡고 민주주의를 외친다.
들어보라. 안전하고 자유롭고 정직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내일이 메아리처럼 밀려오고 있다.
음악인 선언 참가자 리스트(총계 : 총 2,645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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