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여성으로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보디 호러’”[‘서브스턴스’ 감독 인터뷰]
2,395 19
2024.12.18 09:23
2,395 19

LowTvX
 

 

영화 ‘서브스턴스’는 더 젊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을 깔아뭉갠다. (생략) 그런데 영화가 겨냥하는 표적은 여성의 환상이 아니다.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는 남성들이자 우리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울 강렬한 이미지로 가득한 ‘서브스턴스’의 감독 코랄리 파르자와 최근 서면을 통해 만났다.

파르자 감독은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영화의 주제는 여성의 몸”이라며 “여성의 몸에 대해 사회가 얼마나 강력하면서 멍청한 지배를 구축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자 감독은 그녀의 두 번째 장편인 ‘서브스턴스’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고,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을 노크하고 있다. 주연을 맡은 데미 무어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다.

왕년에 스타였지만 지금은 늙어 ‘퇴물’이 된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TV쇼에서 퇴출된다는 말을 듣고, 젊음을 되돌려준다는 의문의 약물을 자신의 몸에 투입한다. 이후 그녀 안에서 탄력 있는 몸매의 20대 미녀 수(마거릿 퀄리)가 나온다. 다시 예뻐져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했던 엘리자베스의 바람과 달리, 그녀는 ‘또 다른 나’인 수와 사투를 펼쳐야 한다. 수가 승승장구할수록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집에서 고립된다. 갈수록 그녀의 몰골은 기괴해진다.

영화가 여성의 몸을 표현하는 방식은 극단적이다. 수가 태어나는 설정부터 파격적이다. (생략) 마지막 장면은 충격과 쾌감을 동시에 안긴다. 기괴한 이미지보다 섬뜩한 건 그 지경이 되도록 화려한 조명을 욕망하는 엘리자베스·수와 이를 종용하는 외부의 시선이다.

파르자 감독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몸은 끊임없이 판단되고, 분석되며, 성적 대상화된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맞춰야 하는 상황 자체가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평등은 여성들에게 내면화돼 강력한 감옥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엘리자베스는 욕실에서 홀로 자신의 몸을 볼 때에도 깊게 팬 주름과 처진 가슴을 끔찍해 한다.

그는 특히 “여성으로 존재하는 것이 곧 ‘보디 호러’”라고 단언하며 영화의 극단적 이미지는 여성이 당하는 폭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는 여성의 몸이 변하지 않기를, 젊고 아름다우며 섹시하고 완벽하길 바랍니다. 기대에 부응하려는 여성들은 몸의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죠. 보디 호러 장르에 쓰이는 신체 변형과 피범벅으로 여성에 대한 사회의 폭력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할리우드 최고 미녀 스타에서 ‘전신 성형’으로 조롱받으며 주류에서 밀려난 현실의 데미 무어는 엘리자베스 그 자체다. 무어에 대해 파르자 감독은 “그녀가 보내준 자서전 ‘인사이드 아웃’을 읽고 그녀가 딱 맞는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책엔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약물 중독 등 무어의 자전적 고백이 담겨 있다. “무어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도달하기 위해 남성이 지배하는 산업에서 싸웠습니다.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엘리자베스가 사회적 시선으로 내면이 망가진 인물이라면, 수는 과도한 성적 대상화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괴물이다. 파르자 감독은 “수는 외부의 시선에 소비되기 위해 항상 완벽함을 유지해야 하는 함정의 희생자”라며 “둘은 양면성을 가진 거울 같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유독 엉덩이 등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클로즈업이 많은 데 대해 파르자 감독은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몽타주는 폭력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TV쇼 제작자 하비(데니스 퀘이드)가 엘리자베스와의 식사 자리에서 게걸스럽게 새우를 먹는 장면은 가장 불쾌한 순간 중 하나다. 파르자 감독은 “과장되지만 현실적인 여성혐오자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배경은 할리우드이지만, 실제 촬영은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프랑스 파리에서만 이뤄졌다. 파르자 감독은 “중요한 건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악몽의 세계가 스스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무의식 속 나만의 할리우드를 창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뜨고, 여성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여성들은 조금이나마 힘을 얻고 해방감을 느끼길 바랍니다.

https://m.entertain.naver.com/movie/article/021/0002678522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매끈속광채 치트키! NEW 잉크래스팅 쿠션 메쉬 글로우 + 역주행 싱글섀도우! 모노큐브 앙버터 체험 이벤트 429 12.17 35,65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12,59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90,1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03,53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33,21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578,9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4 20.09.29 4,531,0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3 20.05.17 5,141,85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72,01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91,63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42212 이슈 이탈리아 정부와 조르지오 멜로니는 유죄 판결을 받은 소아성애자와 강간범을 화학적으로 거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4 16:15 143
1442211 이슈 [단독] '햄버거 회동' 노상원, 강제추행 판결문 입수...'국군의날 성추행' 2 16:15 257
1442210 이슈 쿠팡, 프레시백 회수 인센티브 도입…오남용 논란 칼 빼들었다 13 16:11 1,472
1442209 이슈 tv조선 대학가요제 탑10에 들었다는 밴드 보컬 애기때 사진.jpg 2 16:09 590
1442208 이슈 엔하이픈 아티스트 권익 침해 관련 법적 대응 상황 안내 (12.18.) 6 16:06 685
1442207 이슈 복숭아처럼 탐스러운 아기판다 옹동이.jpg🍑🐼 25 16:05 1,360
1442206 이슈 게딱지 비빔밥을 본 외국인들 반응. jpg 125 16:04 8,741
1442205 이슈 죄송한데 고기 1인분은 안팝니다.jpg 23 16:03 4,078
1442204 이슈 [피지오겔 x 변우석] 변우석을 보는 순간 내 귀에 종소리가…🔔 2024 피지오겔 홀리데이 컬렉션💝 12 16:00 447
1442203 이슈 강아지 똥 싼 거 치워 달랬다가 윗집 남학생에게 맞아서 코뼈 부러진 여성.jpg 46 16:00 2,599
1442202 이슈 텍혐) 남초에서 유머로 돌아다니는 썰 21 16:00 2,345
1442201 이슈 겨울철 출퇴근길 지하철 히터 논란 1vs2 55 15:58 1,376
1442200 이슈 이 와중에 "실패하면 ㅇㅇ, 성공하면 ㅇㅇ 아닙니까?"를 여전히 밈으로 쓰고 있는 sbs 21 15:57 1,606
1442199 이슈 2025 YENA 1ST CONCERT [네모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여행] in Seoul ID CLIP 15:54 220
1442198 이슈 나경원 페이스북 360 15:52 14,911
1442197 이슈 한복에 특화된 체형인 김태리 13 15:51 2,940
1442196 이슈 귀여운 족제비 봐주세요! (The best science images of 2024 — Nature’s picks) 3 15:50 243
1442195 이슈 키오프 쥴리 공트 업로드 15:49 398
1442194 이슈 문복희 4년전과 현재....jpg 149 15:44 19,903
1442193 이슈 [엠빅뉴스] 2024년 12월 소환된 '다시 만난 세계' (feat. 윤석열) 4 15:42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