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P, 11월 MAU 240만명… 치지직에 1위 자리 뺏겨
사명 변경·글로벌 진출·서수길 복귀 등 변화 시도
’엑셀 방송’ 중심 선정적 이미지 굳건… 수익구조 개선해야
그래픽=손민균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선두 자리를 지켜왔던 SOOP(옛 아프리카TV)이 네이버의 플랫폼 ‘치지직’에 밀리면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치지직은 불과 1년 만에 월간이용자수(MAU)에서 SOOP을 넘어섰다. 그동안 SOOP은 여러 변화를 시도해 왔지만, 선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18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SOOP의 MAU는 240만3497명으로 치지직(242만1729명)에 밀렸다. 앱 신규 설치 건수 역시 지난달 기준 SOOP(18만1091건)보다 치지직(18만7141건)이 많았다.
이 같은 치지직의 약진에 SOOP은 변화를 시도하며 방어에 나섰다. 지난 10월 사명을 기존 아프리카TV에서 SOOP으로 변경하고 플랫폼의 사용자경험(UX)과 인터페이스(UI)도 교체했다. 지난달 말 글로벌 플랫폼을 정식 출시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3년 만에 서수길 최고BJ책임자(CBO)가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번 체제 변화는 글로벌 시장 확장과 e스포츠 중심 사업 강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정이었다.
다만 SOOP의 이러한 노력에도 그간 쌓여온 선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SOOP은 과거부터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개인 방송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성 상품화로 논란 중인 ‘엑셀 방송’ 등을 여전히 유지하며 이미지 쇄신에 소극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엑셀 방송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별풍선 후원 내역과 BJ들의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공개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수 BJ가 단체로 진행하는 방송에 여러 명의 여성 스트리머가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한다. 세트 분위기나 여성을 순위 매기는 진행 방식 등이 유흥업소 문화를 닮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터넷방송 플랫폼 SOOP에서 스트리밍된 한 BJ의 엑셀 방송 화면 갈무리./뉴스1
엑셀 방송을 둘러싼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롤스로이스남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범죄 수익이 ‘별풍선 깡’을 통해 세탁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가해자는 여성 BJ와 공모해 한 번에 5억원 상당의 별풍선을 후원한 뒤 금액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 스트리머는 일부 여성 스트리머들이 유명 엑셀 방송에 참여하기 위해 마약과 성매매에 가담하고 있다는 폭로를 한 바 있다.
이 같은 폐단에도 불구하고 SOOP은 강력한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엑셀 방송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스트리머뿐만 아니라 회사 측에도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SOOP은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별풍선을 줄 때 수수료를 챙긴다. 수수료는 숲과 스트리머가 등급에 따라 ▲일반 4대 6 ▲베스트 3대 7 ▲파트너 2대 8의 비율로 가져가는 구조다.
SOOP은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3115억원, 영업이익 8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9%, 34.1% 증가한 수치다. 지난 3분기 기준 SOOP 매출의 78.4%가 별풍선을 비롯한 유료콘텐츠에서 발생했다. 현재 SOOP에서 별풍선 수익을 올리는 최상위 스트리머 10명은 모두 엑셀 방송을 진행 중이다. 엑셀 방송이 별풍선을 모으는 주요 콘텐츠인 것이다. 이와 관련 정찬용 대표는 지난 10월 “엑셀 방송은 위법성과 불법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를 규제하기보다는 지키는 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OOP의 이러한 대응은 치지직과 비교된다. 치지직은 지난 1월 이용약관을 개정해 범죄, 혐오, 선동 등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스트리머의 방송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클로바 그린아이’ 시스템을 도입해 음란물, 선정적 콘텐츠,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실시간 탐지·삭제하고 있다.
스트리밍업계 관계자는 “유명 스트리머들이 많아질수록 활동 무대를 결정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게 플랫폼의 이미지”라며 “그간 SOOP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 절대적이었지만, 치지직의 등장으로 플랫폼 이미지에 대한 스트리머의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SOOP이 선정적 콘텐츠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미지 쇄신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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