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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김어준의 엄마이야기 (불호인 사람은 안봐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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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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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어준 모친관련 이야기중에 내가 잔잔하게 감동받은 이야기야

  엄마와 자식사이의 보편적인 감정들이라 글올려

   

  아래는 딴지 usa에 인터뷰로 나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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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 말라 이런 이야기를 양친 모두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인생은 이래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조차 없다는 것이다. 김어준은 그래서 부모가 자신에 관심이 없는가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어느 날 맛있는 것을 두 내외만 먹는 상황이 있었다고 한다. 항의를 하니 부모가 ‘너는 먹을 날이 많이 남았잖아’라고 대꾸했다고 하고.

1999년 12월에 나온 ‘한겨레21’ 286호에서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편집장, 최보은 당시 ‘케이블TV’ 편집장 등과 함께 한 ‘쾌도난마’ 대화록.

김어준: 난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을 잘 안 싸갔어. 왜냐, 엄마가 귀찮아 하니까. (웃음)

김규항: 어준이네 집은 어떤 시스템이냐 하면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는 게 하나도 없어. 그 대신 통제나 참견도 일체 없어. 그러니까 이런 애가 나오는 거지.

최보은: 이상적인 가정이네.

김어준: 나도 어릴 땐, 불만도 있었는데…. 그런데 언젠가부터 도시락을 안 싸주는 게 마음이 더 편하더라. 엄마가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무시는데 도시락을 싸주려고 새벽에 일어나시는 거 보니까 마음이 안 된 거야.

(중략)

김어준: 해주는 것이 없었다기보다, 그런 식으로 통제 없는 시스템 속에서 난 자율적인 인간이 된 거지. 맘대로 하되 그 결과도 스스로 책임지는 거지.

김규항: 얘는 나중에 애 낳으면 어떻게 키울 거냐는 질문 받고 이렇게 대답을 했대요. 어차피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되니까 그냥 놔둘 거다. (웃음)

김어준: 난 이렇게 얘기해줄 거야. ‘빨간불일 때 서 있고 파란불일 때 건너라’가 아니라 ‘얘야, 사람들 많이 건널 때 따라 건너라’. (웃음)

김규항: 김어준이라는 독특한 인간, 운동권이라든가 제대로 학습을 했다든가 하는 경험이 없으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대단히 정확하거든. 내가 얘를 ‘비학습 좌파’라고 부르는데, 배경에는 그런 부모님이 있었더라는 거지.

김어준: 그런데 제가 사춘기를 지내며 부모님을 정말 반항 없이 받아들이게 된 데는 계기가 있어요.

김규항: 왜?

김어준: 우리 아버지는 보수적인 양반인데, 조선일보보다 더 보수적이야. 조선일보를 막 질책해. 왜 그거밖에 못하냐고. (웃음) 한번은 엄마가 지방에 가서 둘이 밥을 먹게 됐어. 당신께서 밥을 해서 둘이 쭈그리고 앉아 말 한마디 없이 무지 썰렁하게 밥을 먹었지. 아버지는 나름대로 하시느라고 고기를 구워놓았는데 한 10분 동안 무지 썰렁하게 먹다가 갑자기 고기 한 조각을 내 밥숟가락 위에 올려놓으시더라고. 찡했어. 그때 난,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낸 50대의 중년남자를 아버지 속에서 봤지. 그때부터야, 내가 부모님을 그저 자식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사랑하게 된 건.

김어준은 어머니를 평소 “무식하다”고 했다. 그러나 곱씹어보면 그 무식함은 단호함의 겸손한 표현 아닐까 한다. 친척들 모임에서 신부 쪽이 다소 밑지는 혼사가 될 것 같아 저마다 우려 섞인 한마디를 하자, “다들, 닥치세요! 아니,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거면 됐지! 뭘 또 다른 조건을 봅니까? 네? 돈 때문에 사람 가슴에 못을 박으면 천벌을 받아요! 난 갑니다!”라며 호통 섞어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상기 이야기를 뺀 월간 샘터 2003년 2월호 나머지 부분이다.

“그렇게 언제나 당차고 씩씩하고 강철 같던 엄마가, 보육원에서 다섯 살짜리 소란이를 데려와 결혼까지 시킬 거라고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 담당 의사는 깨어나도 식물인간이 될 거라 했지만 엄마는 그나마 반신마비에 언어장애자가 됐다.

아들은 이제 삼십 중반을 넘어섰고 마주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할 만큼 철도 들었는데, 정작엄마는 말을 못한다. 단 한 번도 성적표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뭘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화장실 문짝을 뜯고 들어와서는 다음번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 대신에, 그깟 대학이 뭔데 여기서 울고 있냐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내 가슴을 후려쳤던 엄마, 사실은 바로 그런 엄마 덕분에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그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로부터도 자유롭게 사는 오늘의 내가 있음을 문득 문득 깨닫는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엄마는 말을 못한다.

우리 가족들 중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병원으로 찾아와, 엄마의 휠체어 앞에 엎드려 서럽게 울고 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엄마는 도대체 어떻게 사신 거냐' 고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데 말이다.”

어머니가 정정할 때인 1999년 ‘김규항 김어준의 쾌도난마’에서 김규항이 한 말이다. “어준이가 다른 보통 남자들보다 부모에게 더 잘하거든. 의무감이 아니라 자발적이니까 진짜 효자지.” 법원 검찰청 소환으로 시달리는 등 모진 세월을 겪는 ‘외아들’ 김어준이 남에게 전혀 이야기하지 않은 게 있다. 어머니를 10년 넘게 수발하고 있다는 점. 2015년에 내가 목격한 바다. 이 역시 의무감이 아니라 자발적일 테고.



그리고  몇년전 어머니 돌아가셨을때 

Tbs 뉴스공장  방송에서 남긴 편지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어느 자식이 아니겠습니까만 저역시 

저를 이루고 있는 많은 부분을 모친으로부터 받았습니다.

 

30여년전 대학을 낙방한 후에

화장실 문을 걸어잠근 채 울고 있을때

모친은 그 문을 뜯고 들어와서 위로 대신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까지 대학이 뭐라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뜯겨나간 문짝을 보며 잠시 멍했던 저는 

빵터졌습니다.

고3때도 도시락도 안싸줬으면서 뭘 그렇게 키웠냐고

뭘 그렇게 키웠냐는 제 대꾸에

이번에는 모친이 빵터졌습니다.

그건 맞다며

 

제삶에서 청승과 자기연민은 그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모친은 그렇게 어떤 일로도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지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공놀이로 남의 유리창을 깨는 따위의

자잘한 말썽에도 꾸중 듣는 법이 없었습니다.

니가 내라며 그 청구서를 제 손에 쥐어줄뿐

 

뭘하라 말라 한적 없던 모친이 제게 딱 한번 하지말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담배를 피던 제게

피고 말고는 네 선택이나 목사님도 심방을 오시고 하니

방에서 말고 밖에서 피라고 주문을 했고,

저는 담배를 피기로 한 이상 숨어서 피고 싶지않다고

내방에서도 피겠다고 맞셨죠.

나가서 펴라, 내방에서 피겠다

그렇게 족히 한시간을 온갖 논리로 우기는 저를 한동안 바라만 보던 모친은

제 빰을 한대 후려치고는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펴라 이자식아!

 

그렇게 어떤 금지도 없이 어른이 된 저는 나이가 제법 들어서 깨달았습니다.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한 누구의 허락도 필요없고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제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은

제가 잘 난게 아니라

온전히 모친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엄마! 안녕!


https://youtu.be/2a7I-xFUrig?si=ulw8dfGxSk1wRR4K

  14초 부터 편지 부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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