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1980 외무부=2024 외교부, 외신에 "불가피" 설파까지 판박이
1,273 13
2024.12.17 17:48
1,273 13
12.3 내란 '부대변인 가이드'와 5.18 당시 '장관 공문' 비교... 해외언론에 거짓·왜곡 퍼뜨려
  1980년 5월 24일 외무부(외교부 전신)가 '전 재외공관장'에게 보낸 '긴급' 문건.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은 "현지 언론과 접촉을 강화"해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을 홍보"하라고 지시했다.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현지 언론과 접촉 강화해 아국(我國)에 대한 이해 있는 기사 게재를 유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람.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 홍보." - 1980년 5월 24일, 외부무가 전세계 재외공관장에게 보낸 긴급 문건
"헌정 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 - 2024년 12월 5일, 외교부 부대변인의 외신기자 PG

이것까지도 44년 전과 닮아 있었다. 위는 5.18민주화운동 중 외무부(외교부 전신)가 전세계 재외공간에 보낸 긴급 문건이고, 아래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틀 후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이 외신기자에게 보냈다는 PG(Press Guide, 보도 시 활용하는 공식 입장)다.

[2024년 외교부 PG] 윤석열 발표·담화 돌림노래, 거짓도 담겨

유 부대변인의 PG는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그는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특히 실체적·절차적으로 모두 문제가 있었던 조치를 "결단", "불가피한 대처"라고 말했는데, 이는 내란 우두머리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담화들과의 돌림노래였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대해 헌법주의자이자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누구보다 숭배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린 결단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도 안 한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으로 시작해서, 법률이나 헌법 위반이 없는 대통령이 임명한 주요 공직자에 대해 22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10건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볼모로 법률안과 예산안을 방해하고, 타협할 수 없는 국가안보를 훼손한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였다."
 
  16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에게 질의하고 있다
 MBC화면캡처

내용에는 명백한 거짓도 있었다. 그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요건을 알고 있었지만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회가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지 않았다",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면서 즉각 군을 철수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

당일 국회의장·국회의원들은 국회 출입을 통제당해 담을 넘어야 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체포 대상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뒤에도 군은 즉각 철수하지 않았고 특히 윤 대통령은 계엄법에 따라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해야함에도 4시간이나 시간을 끌었다.

[1980년 외부무 문건] 전 재외공관장에 '긴급' 공문, "언론 접촉 만전" 강조

<오마이뉴스>가 외교부 외교사료관을 통해 확보한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1980' 등 문건에도 이 같은 행태가 담겨 있었다. 문건에는 외부무가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공문 외에도 외무부 장관 명의의 공한(공식서한), 교육자료, 친서 등이 포함됐다.

우선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은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후인 1980년 5월 18일 '전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전국확대'라는 제목의 긴급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전문이 첨부됐다.

문건에는 "정부는 최근 북괴 동태와 전국적으로 확대된 소요사태 등을 감안할 때 전국 일원이 비상사태 하에 있다고 판단하여 5.17 24:00를 기해 제주도를 포함, 전국 일원에 비상계엄을 선포했음"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주재국 정부 및 언론계 등 반응을 보고 바람"이라는 문구가 마지막에 적혀 있다.
 
  1980년 5월 18일 박동진 당시 외무부 장관이 '전 재외공관장'을 대상으로 보낸 '비상계엄 전국확대'라는 제목의 공문. 위는 공문의 상단이고, 아래는 공문 마지막에 담겨 있는 "주재국 정부 및 언론계 등 반응을 보고 바람"이라는 문구.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그로부터 일주일 뒤이자 신군부가 5.18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사흘 전인 5월 24일, 박 장관은 '홍보활동 전개'라는 제목의 문건을 또 '전 재외공관장'에게 보냈다. 박 장관은 이 문건에 "전 공관원은 시국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그간에 통보된 제반내용 및 자료를 활용, 현지 언론과 접촉을 강화해 아국에 대한 이해 있는 기사 게재를 유도하는 등 현지 홍보에 만전을 기하기 바람"이라고 썼다.

특히 그는 "5.17 전국 계엄의 불가피성 홍보, 광주사태의 수습과 질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외국 기업의 대한국 투자 및 교역 기피 방지(미국 대한 방위 공약 재확인 천명)"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더해 "민심을 자극시키기 위한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마치 사실인듯 유포하는 보도 및 계엄군의 활동을 왜곡하는 보도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접촉, 독자 투고 등을 통해 신속히 다각적으로 적의 대응 조치를 취하고, 결과 보고 바람"이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공문은 5.18을 무력 진압한 직후와 이후 계엄사 발표, 권력 찬탈의 과정이었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설치 및 회의 등의 상황에도 '전 재외공관장'에 수시로 전달됐다.

결국 '국보위 전두환' 지시로 이어져, "예산 지원할 테니 긴급 교육"

1980년 외무부 문건와 2024년의 외교부 PG의 닮은 점은 또 있다. 모두 비상계엄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그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번 외교부 PG에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통한 국정농단의 도가 지나치다"는 내용이 반복해 등장했다. 그러면서 "45년 동안 이런 야당은 없었다. 아니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이후 70여 년 동안 이런 야당, 이런 정당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1980년 외교부 문건에도 "해방 후 유례없는"이란 표현과 함께 '남탓'이 담겨 있다. 박 장관은 1980년 6월 16일 공한을 통해 "좌익 오열분자의 해부 선동과 권세욕에만 집착한 일부 정객(政客)들의 음성적인 고무 등으로 (시위가) 학원(대학) 밖으로 확대돼 서울 시내 중심대로에 해방 후 유례없는 대규모 폭도 시위로 발전됐다"라고 밝혔다. 5.18의 원인을 "대학생들이 분단된 조국이 국내외적으로 당면한 현실은 외면한 채 무책임한 과격행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1980년 6월 23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전두환이 박동진 당시 외무부(외교부 전신) 장관에게 보낸 '주요 공관요원 긴급 소진 교육' 공문.
ⓒ 외교부 외교사료관 제공

외무부는 내란 우두머리 전두환의 지시에 따라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긴급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국보위원장 전두환은 1980년 6월 23일 외무부 장관에게 '주요 공관요원 긴급 소집 교육' 문건을 보냈다.

전두환은 이 문건을 통해 "외교 업무 수행상 국내 정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함양과 이에 따른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외교 자세를 확립함이 시급하다고 사료되오니 주요 재외공관 요원들을 소집, 별첨과 같이 긴급 교육을 실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문건에 첨부된 교육 자료에는 "국내외 정세 변화에 따른 시국관, 국보위 설치 배경과 의의, 국보위에 대한 인식 재고, 외무분과위원회 업무 및 역할 주지, 오도된 대아국 여론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응책"의 교육을 요구하며, "관계기관(중앙정보부)에서 국외여비 및 체제비를 예산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유지영(alreadyblues@gmail.com),소중한(extremes88@ohmynews.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56741?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매끈속광채 치트키! NEW 잉크래스팅 쿠션 메쉬 글로우 + 역주행 싱글섀도우! 모노큐브 앙버터 체험 이벤트 370 00:04 21,28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08,1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70,38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01,0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23,85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568,52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4 20.09.29 4,526,00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3 20.05.17 5,137,0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6 20.04.30 5,561,12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85,0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0683 이슈 삼성 이건희 비밀보고서 피셜 돈 안받는 정치인.jpg 3 20:37 749
2580682 이슈 2030 여성에게 이준석이 있다면 405060에게는 이낙연이 있다고? 이낙연이 그 정도야? 20:37 400
2580681 기사/뉴스 매일우유 세척수 혼입은 작업자 실수 추정…영업정지 1개월 20:35 588
2580680 정보 트와이스 'Strategy' 멜론 일간 순위.jpg 3 20:35 298
2580679 이슈 굥 탄핵소추안 의결서 접수 안함 119 20:33 5,531
2580678 이슈 더쿠한테 인사하는 표미새 이재명 49 20:33 2,587
2580677 유머 무도가 또 (ft.롯데리아) 26 20:32 1,997
2580676 이슈 근데 요새 진짜 세상이 잘못되고있음.. 인공지능이 그림을 왜처그림.twt 7 20:32 1,089
2580675 이슈 유럽 리그 주간 베스트11 (손흥민 이재성) 3 20:31 226
2580674 유머 사람 주변 맴도는 망아지(경주마) 20:30 139
2580673 정보 🥖내일(18日) T day 이벤트[뚜레쥬르/요기요×굽네/이마트에브리데이/CGV 外]🍗 20:30 495
2580672 이슈 이번주 토요일 열리는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 5인 23 20:28 1,609
2580671 이슈 계엄군들 사실상 감금 조치한 군 5 20:28 2,077
2580670 유머 모두 꿀무 고양이에게 진료 받으러 오세요 5 20:27 679
2580669 기사/뉴스 "계엄군, '입틀막' 위해 휴대전화 압수?‥출동 전 유서 작성도" 2 20:26 278
2580668 기사/뉴스 [속보] 경찰, 대통령 경호처 서버 압수수색 불발…7시간 넘게 대치 끝 철수 18 20:26 537
2580667 기사/뉴스 [단독]'교실에서 성착취물 시청' 동두천 고등학교 수사 착수 15 20:26 1,469
2580666 이슈 주휴수당이 부담스럽다는 소상공인들에게 이재명의 답변은? 16 20:25 2,204
2580665 유머 문재인보다 지지율 낮고, 이재명보다 검색량 낮은 20대 대통령 당선자 윤석열....🤔 9 20:25 1,616
2580664 이슈 웃긴 건 좌파인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좌파? 나는 좌파라긴 좀... 약하지 않나...? 28 20:24 2,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