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눈을 떠 보니 당신은 사도세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1,286 5
2024.12.17 12:38
1,286 5

qxKYp.jpg

궁녀의 목소리가 깨워서 일어나 보니 당신은 동궁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곁에는 부인인 세자빈 홍씨가 있었고, 유모상궁이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부인이 당신의 호칭을 불렀습니다. 저하라는 목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진 당신은 일단 목소리를 천천히 내면서 부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지금이 몇년 며칠인지 말입니다. 1752년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사도세자였습니다. 그리고 강보에 싸인 저 갓난아이는 그 유명한 정조인 것입니다. 

 

OnuOu.jpg
 

일단 당신은 문안인사를 준비하며 날씨부터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는군요. 비가 오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났다면 분명 아버지(영조)는 당신을 탓할 것입니다. 망했구나. 새삼 당신은 아직 당신이 미치지 않은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752년이면 당신의 나이는 아직 18세입니다. 문제의 그 해까지는 10년이 남았습니다. 곧 당신이 한숨을 쉬자, 당신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역사공부를 하면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잠시 봤을 때, 영조는 늘 당신에게 화를 내고 부아를 퍼부었습니다. 조만간 홍역이 돌고 당신의 누이인 화협옹주가 죽는 불상사가 생겼을 때 당신은 홍역을 앓은 몸으로 머리를 쾅쾅 찧으면서 울어야 할 것입니다. 

 

vqDLd.jpg

그리고 오늘도 역시나였습니다. 당신은 평소의 나날처럼 벌벌 떨며 숨는 등의 추태를 부리지는 않았고, 의외로 한문은 조선패치가 제대로 되었는지 술술 나오고 귀에도 대한민국의 그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아버지는 오늘도 여전히 택도 없는 대리청정을 선언하며 갑자기 세자빈을 돌려보낸 뒤 조정으로 가 경연을 개최했습니다. 아무 탈 없이 멀쩡하게 경연을 마친 당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부 헛소리라며 당신을 질책하는 말이었습니다. 당신은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지만 사실, 속으로 별 생각은 없었습니다. 영조의 인성은 익히 알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사실 당신의 아버지도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다면 저 인성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pZJJh.jpg
 

금일 신하들은 전보다 한층 더 발전했다며 국본인 당신을 칭찬했지만, 영조는 여전히 당신을 쏘아보며 날카롭게 쏘아붙였습니다. 당신을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번 빌었지요. 파탄난 가정사를 생각하며 경연이 끝나고 동궁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자빈이 세손을 안고 당신을 반겼지만 일단 당신은 쉬고 싶었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한 아내인 혜경궁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뒤 혼자 침전으로 들어가 이마를 짚었습니다. 

아, 진짜 이대로 죽어야 하나? 

싶었을 때, 당신을 여기까지 불러온 누군가가 뭉게뭉게 연기와 함께 나타나 말했습니다. 그는 용포를 입고 있는 젊은 군주의 얼굴이었습니다.

 

?src=

 

"과인은 수많은 세상을 바라보았지. 그리고 가장 바꾸고 싶은 미래를 두 가지 적었더니 이 젊은 모습으로 돌아왔도다."

"그대를 불러온 이유는 단 하나네. 이 세계에서는 영조가 자네를 뒤주에 넣으면 이산을 귀양 보내게 될 것이라네. 문숙의가 왕자를 낳을 예정이기 때문이지."

"문숙의와 화완옹주로 인해 얼마 가지 않아 그대로 조선은 망하게 되네. 과인이 저 몰염치한 왕을 대신해 스승이 될 자들을 불러와 해결안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방안을 제시하여 줄 테니, 이 암담한 조선의 미래를 바꾸어 주겠는가?"

"미쳐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왕세자만 된다면 모든 것은 순리대로 원활하게 흘러갈 것이라 장담하네."

"이 세계는 또 하나의 2지구라고 할 수 있고, 그대가 살고 있는 차원과는 다른 곳이네. 그대가 이 세계에서 죽게 된다면 다시 1지구로 돌아갈 수 있지."

허나 자결은 윤허할 수 없네. 그는 상에 차려진 고기를 맛있게 먹으면서 당신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직감했습니다. 저 사람은 세종대왕입니다. 당신은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mMNWn.jpg

1. 존버편

그래. 최대한 연기하고 참아 보자. 세종대왕인데 분명히 다 방법을 찾아주겠지. 어차피 안 죽으면 못 돌아가니까 머리 굴리면서 살살 피하고 스트레스 진정제 약재부터 좀 찾아 달라고 해야지. 일단 난 최대한 엄청 스트레스를 받게 될 테니까 필사적으로 정신과 멘탈을 지키는 게 중요해. 몸을 최대한 사리면서 아예 매번 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석고대죄를 하면서 죽여 달라고 항상 쇼를 하는 인생을 보내야겠다. 그러면서 대신들한테는 잘해주고, 포섭하고, 경연도 세종대왕이 하라는 대로 시키는 거 다 하고 아들 교육도 시켜야겠다. 혜경궁한테도 잘해 줘야지. 내가 미치지만 않으면 나름대로 살 수 있을 거야. 그래. 난 할 수 있어! 

대신 문숙의는 정말 위험하니까 반드시 제거해야겠다.... 문숙의는 위험하니까 적당히 굽히면서 인원왕후, 정성왕후, 정순왕후한테는 꼭 효도하고 연기해야지.... 존버한 다음에는 봄이 온다... 김씨네도 홍씨네도 일단은 필요하니까 내 세력으로 삼아주고... 즉위하고 꼭 숙청을 해야지.... 대신 와이프인 혜경궁한테 잘해야겠다 덕임이는 지가 싫다고 해도 노산으로 죽을 바에야 혜경궁이랑 상의해서 그냥 간택후궁으로 넣어야지 일찍 죽기 전에 아예 어릴 때 빨리 맺어주고 이산 후궁들은 많이 들여야겠어

그리고 내 서자랑 후궁들한테도 최대한 잘해주고 ㅠㅠ 성리학 유교를 바꾸진 못하겠지만 실학이랑 천주교 뚜껑은 미리 좀 살짝씩 열어놓고 줘야겠다... 

존 버 하 자 ! 정조 이산 화이팅! 


gWnrQ.jpg
bjyZF.jpg
 

2. 전투편(금쪽이, 킬각)

세종 말 반 듣고 내 마음대로 반 하고, 금쪽이같이 살아 보자! 사도는 미쳐서 사람을 죽인 거잖아. 사람만 안 죽이면 뒤주에 들어갈 일도 없을 거고, 매일 몸 사리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평소에는 말 잘 듣는 척 착하고 하다가 한번씩 아버지랑 둘만 있을 때만 비꼬듯이 팩트폭력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더 타격이 클 것 같은데, 그게 사람 복장을 뒤집는 가장 좋은 기회잖아. 당연히 노론파 신하들은 진작 설득해 놓고 앞에서는 쇼하고 쎄하게 뒤에서만 2~3달에 한번씩 둘이 있을 때만 그래야지. 그리고 반드시 저 할배를 죽여야겠다. 일단 비건인 영조의 식단부터 육류로 하나 둘씩 바꾸게 해야겠어. 게장과 감? 아니, 지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당뇨병이다. 그리고 미래에서 왔으니까 난 영조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죽일 수 있어. 락스라던가, 청나라에서 주사기만 빼와서 침술이라고 속여도 쌉가능함. 그리고 영조가 먼저 죽으면 나도 왕 노릇 해 볼 수 있어. 이왕 왕세자가 됐고 스승까지 왕인데 왕 노릇을 안 해볼 수는 없어! 암투를 준비하면서 문숙의와도 대비해야겠군... 꼭 죽여야지. 정순왕후 오면 무조건 효도부터. 살을 주고 뼈를 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두고 보자. 전쟁이다. 절대 안 죽고 내가 왕 할 거야! 

왕이 되면 일단 정순왕후 외척 김씨랑 홍씨네부터 확 조져 놔야겠어. 덕임이랑은 일찍 맺어줄 거지만 순조엔딩 안 나게 이산 후궁 많이 들이게 할 거임.

 

DansS.jpg
 

3. 절망편

아니야 귀찮아. 포기하자. 나 그냥 뒤주에서 굶어 죽을래. 10년만 버티면 죽을 수 있잖아. 그리고 아무리 세종대왕이 도와주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을 거 아냐...... 차라리 뒤주에 갇혀서 죽는 게 낫지 않을까? 난 자신이 없어...... 저 갈굼을 감당할 건 10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과연 내가 스트레스로 미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매일 저렇게 최소 10년간 학대를 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면.... 차라리 죽을래. 집에 가고 싶다...... 정조야, 아빠가 미안하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ㅠㅠㅠㅠㅠ

 

RRJtN.jpg

4. 반란편

영조 저 새끼 너무 늦게 죽어서 나 정병 존나 걸릴 듯;;;;; 하도 석고대죄 시켜서 내 몸도 마음도 갈려나갈 거 같고 10년 버티는 것도 힘들잖아... 벌써 울화병 난다 

그럴 바에야 한 3년에서 5년 잡아서 착한 척 연기하고 그쯤 내 여론 괜찮아졌을 때 사병이랑 군사 천천히 수하들을 통해 모으기 시작할 거임. 문숙의 죽이는 건 쉬울 거고 일부러 영조가 나 갈구는 모습은 실시간으로 24시간 풀로 신하들이 보도록 중계하고 왕실 종친들한테도 알랑거리면서 내 이미지 메이킹 제대로 한 다음 청나라에 사신으로도 갔다가 와야겠다. 청나라랑 인맥도 쌓을 겸... 영조는 군사학은 진짜 알못이니까 내가 이방원, 이순신 장군님한테 반란, 해전을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청나라 외교 쪽이랑 노론들 다 내 편으로 만들었을 때 내가 먼저 저 할배 친다.

 

5. 기타로 당신이 하고 싶은 다른 선택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당신이 뒤주의 결말을 맞는다면 정조가 될 이산은 당신의 다른 아들들과 함께 귀양을 떠나게 됩니다. 문숙의의 아들이 왕이 되고 그 길로 조선은 멸망합니다.

당신의 경연과 식견은 동궁전의 세자인 만큼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상태이며, 세종대왕과 태종 이방원이 당신에게 조언하고 제왕학과 외교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또한 문무를 겸비해야 걸맞기에 군사적 능력과 소견들은 태조 이성계와 이순신이 전담으로 스승을 맡아줄 예정입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중복선택 가능 무묭이는 영조가 꼬와서 디폴트로 1을 선택하지만 약간의 2를 곁들여서 참으면서 복장 뒤집어 놓으면서 킬각 잡을 예정임

숙의 문씨는 당연히 제거... 일단 지금은 이래도 저래도 영조가 트집을 잡을 게 뻔하니까 철저히 대신들을 내 편으로 만들하고 처신 열심히 하고 불쌍한 연기 잘하면서 추후 새엄마가 될 정순왕후도 포섭해서 흑흑 나는 불쌍한 아들이랍니다 ㅠㅠ 하는 이미지 메이킹 제대로 할 듯..... 독 검출 안 되는 극약 성분도 알아보고 영조 밥에 마약 타서 중독시킬 거임 덕임이랑은 그냥 처음부터 간택후궁으로 맺어줄 거임. 싫으면 출궁시켜 줄 테니까 나가라고 할 듯. 나랑 내 아들 집이니까 덕임이가 나가야지! 그거랑은 별개로 후궁 많이 두게 할 생각임 후사는 중요하다 이산아 네게 순조를 줄 수는 없다.....

참고로 뒤주 명분은 "미쳤다" "살인"밖에 없음. 미쳐서 사람을 죽이는 결정적인 명분만 없으면 뒤주로 갈 일은 없음.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랄헤이즈x더쿠✨] 착붙 컬러+광채 코팅💋 봄 틴트 끝판왕🌸 글로우락 젤리 틴트 신 컬러 체험단 모집! 266 00:06 9,15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85,15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231,86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57,17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555,03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92,37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38,18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0 20.05.17 6,255,5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65,53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79,86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78891 유머 영어권에서 쓰면 더럽게 들린다는 콩글리시 14:01 421
2678890 이슈 트위터 오타쿠들에게 화제된 게임 장면...twt 14:00 176
2678889 이슈 어제 아이브 팬콘에서 리즈🧚🏻‍♀️ 1 14:00 98
2678888 이슈 유시민이 얘기하는 내각제 개헌 불가능한 이유 1 14:00 348
2678887 이슈 우리나라 근무 상황에서 육휴제도 싫어하는 거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함 9 13:59 649
2678886 기사/뉴스 [단독] 대한항공 기장-부기장, 호주에서 탄핵 얘기하다 주먹다짐…사측 중징계 처분 32 13:59 1,354
2678885 이슈 라도가 빠꾸 먹였었다는 스테이씨 의상 4 13:58 918
2678884 기사/뉴스 이재명 "한심한 국힘, 내란수괴 혼내는 척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 14 13:57 590
2678883 유머 이거 알면 중견 라떼 오타쿠임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20 13:56 1,128
2678882 이슈 어제자 뉴욕 트럼프 반대 시위 인파 13 13:55 1,001
2678881 기사/뉴스 "한국이 보여준 것은..." 윤석열 파면, 외신이 주목한 지점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13 13:54 1,020
2678880 유머 부모에게 방치 당하는 아이는 조금만 관심받아도 행동이 바뀜 9 13:54 1,191
2678879 기사/뉴스 하츠투하츠, 일본 ‘걸스어워드 2025’ 무대 출격…키와 함께 특별 무대 예고 1 13:54 248
2678878 유머 불교의 쉬운 이해 6 13:54 564
2678877 이슈 국민들 파면 기다리는 동안 모여서 이 짓거리를 했군…숟가락  번개처럼 빠르네 24 13:53 1,761
2678876 이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바닥에 엎드려 조용히 웅크리는 두 살 아이 17 13:52 2,082
2678875 기사/뉴스 "볼 사람 개인 톡"…대학 신입생 단톡방에 음란물 수십개 14 13:51 606
2678874 이슈 아쉬워하는 덬들 많은 백상예술대상 TV부문 28 13:50 1,916
2678873 이슈 공실률이 거의 90%에 육박한다는 경기도에 있는 상권.jpg 13 13:50 2,604
2678872 이슈 [MLB] 이정후 현재까지 성적 23 13:49 1,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