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하이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영적 수준이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2,069 14
2024.12.16 17:28
2,069 14

#1 “나는 한 멤버가 자살을 시도하게 만든 근무 환경과 생활 환경을 지지하지 않는다. 섭식장애를 유발하고 멤버들을 자해하게 만드는 환경 역시 지지하지 않는다.”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가 케이팝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론칭한 다국적 걸그룹 비춰(VCHA)의 미국인 멤버 케이지가 지난 8일 “특정 스태프들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룹 탈퇴를 선언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제이와이피 미국 현지법인은 “허위 및 과장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긴 하지만, 케이팝 업계의 고질적 인권 문제가 또 불거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 “서로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수차례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신뢰가 무너졌다.”

지난달 28일 어도어와 맺은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한 기자회견장에서 뉴진스 멤버 민지는 사태의 본질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결국 사람 사이의 신뢰 문제라는 얘기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이번 사태에서 “뉴(진스)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내용이 담긴 하이브의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 이른바 ‘하이브 아이돌 문건’도 멤버들을 크게 자극했다. 멤버들은 자신들이 존중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멤버 하니의 직장 내 따돌림 문제도 그중 하나다.

케이팝이 글로벌로 뻗어나간 지금 시대에도 아이돌의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 비춰와 뉴진스 사례에서처럼 아이돌을 ‘사람’보다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이돌을 수익 창출을 위한 상품으로 보는 그릇된 인권 의식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하이브 아이돌 문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최고책임자들인 ‘시(C) 레벨’에 발송된 이 문건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를 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 아님” “외모나 섹스 어필에 관련되어 드러나는 경향이 두드러짐” “좀 놀랍게도 아무도 안 예쁨”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 원색적인 표현이 다수 들어 있다. 문서에 미성년자인 아이돌 멤버가 포함돼 있어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이를 두고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아무리 혼탁해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데, 업계 입장에서 부끄럽다”며 “기획사들이 타사 아티스트 동향과 콘셉트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만들지만, 이렇게 적나라한 표현을 쓰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된 배경으로 급속도로 팽창한 케이팝의 외형적 성장을 지목한다. 2020년대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케이팝 업계는 아이티(IT)와 게임 업계, 금융 등 타 업종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 하이브의 경우 현 이재상 대표는 구글, 박지원 전 대표는 넥슨 출신이다. 현재 하이브의 국내외 종속 회사만 71개에 이른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여러 업계 출신들이 한눈에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보고서가 필요했을 것이다. 2005년 한 광고기획사가 작성해 파문을 일으켰던 ‘연예인 엑스(X)파일’이 연상된다”며 “아티스트를 인격체로 보지 않고 돈을 벌어다 주는 일종의 재화로 보는 시각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19년 전 이른바 ‘연예인 엑스파일’은 광고주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작성됐는데, 적나라한 외모 품평에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언급까지 고스란히 들어가 있어 사회적 파문을 낳았다. 하이브 아이돌 문건도 이와 다르지 않은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얘기다. 문건에 거론된 아이돌이 소속된 기획사 한 관계자는 “오너가 정보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제어했어야 했다. 욕망 조율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외형적 성장에 걸맞은 오너의 인식 개선과 경영적 성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런 문건 작성을 용인하고 함께 본 수뇌부 잘못이 가장 크다. 오너가 우선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급속도로 케이팝 산업의 외형이 커졌지만, 경영 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멀티레이블이 국내 기업에 익숙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뿌리를 내리고 내부 자정작용이 활발히 작동될 수 있도록 경영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아이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엔터 업계에서도 회사 오너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비판적 의견을 낼 수 있는 노동조합 같은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며 “아이돌의 노동자성 여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21954

목록 스크랩 (0)
댓글 1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샘🩶] 하이라이터로 SNS를 휩쓴 품절대란템! ✨샘물 싱글 섀도우 6컬러✨ 체험 이벤트 576 12.10 95,31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198,10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61,21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991,57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409,03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0 21.08.23 5,560,6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3 20.09.29 4,518,71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2 20.05.17 5,129,4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4 20.04.30 5,551,05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79,56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79798 이슈 역대 케이팝 아이돌 앨범 총 판매량 TOP30 20:10 1
2579797 기사/뉴스 "내 박스 뺏고 도망가서 쫓아가니..." 홈리스 혐오로 돈 버는 유튜버들 20:09 64
2579796 이슈 내란 사태때도 결국은 국회 국회의원들이 의결 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것은 일반 시민들 국민들이었어요.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반 시민들 국민들도 이렇게 했는데 여러분들은 뭐 했냐 이거에요. x 20:09 91
2579795 이슈 에버랜드에서🎡 탱지순례길을 완성하라‼️ I Letter Adventure💌 20:07 204
2579794 유머 의외로 천체관측 덕후들이 싫어하는 것 7 20:07 726
2579793 기사/뉴스 '오겜2' 공개에 넷플릭스 가입해야 하나…비가입자 3명 중 1명 '가입 고려' 20:06 132
2579792 유머 [전할시] 할부지가 엄마 먹으라고 꽂아둔 설죽 야무지게 뜯어먹는 후이바오🐼🩷 5 20:06 463
2579791 이슈 푸시업 한 번 하는 것보다 20배 효과적인 운동 19 20:05 1,992
2579790 기사/뉴스 햄버거 가게 돌진…6명 사상케 한 70대 운전자 송치 2 20:05 607
2579789 정보 오퀴즈 20시 정답 5 20:03 209
2579788 이슈 선수출신 아이돌이 시구하면 생기는 일.twt 16 20:03 1,733
2579787 이슈 박범계의원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공익신고서 권익위에 제출했다고함 22 20:02 1,404
2579786 이슈 지금 보니 아는 사람많다는 <학교 2017> 출연진 8 20:02 978
2579785 정보 네이버페이 10원 18 20:01 1,294
2579784 기사/뉴스 (공수처는) 검찰에도 이첩하라고 이미 2차례 통보했는데 검찰은 거부중입니다. 검찰은 자신들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된 만큼 내란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그것도 취재에 응하는 형태로 밝혔을 뿐, 공개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검찰총장은 국회 법사위 출석도 거부했습니다. 65 20:01 1,254
2579783 유머 12.3 비상계엄 후 올라온 드라마 오월의 청춘 일본인 리뷰(어이없음 주의) 14 20:00 1,694
2579782 이슈 아이유가 부르는 트와이스 알콜 프리.twt 6 19:59 637
2579781 이슈 팬들 사이에서 최애 갈린다는 트레저 아사히 짧머 vs 긴머 3 19:58 255
2579780 이슈 청계천에 고래상어 등장 12 19:58 2,471
2579779 이슈 다시봐도 정말 잘 그린 그림 17 19:55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