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있었다.
그것도 우리가 상상하는 푸세식이 아니라
지금도 쓰는 현대 수세식 화장실이었다
이미 현대 수세식 화장실 시스템 자체는
1596년에 영국 존 해링턴이 발명했었다
루이14세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시스템이
베르사유 궁전에 적용되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
다만 화장실 매번 가는 건 왕 입장에서 번거롭고
급똥도 해결해야 하니까 이런 이동변기를 주로 썼다
베르사유 궁전에 방 한칸 얻어서 살던 귀족들도 마찬가지
다만 진짜로 없는 화장실 형태가 있었는데
바로 공중 화장실이었다
거기다가 루이14세는 당대에도
베르사유 궁전을 관광지 개념으로 오픈해 놔서
신분이 그리 높지 않은 손님들도 수없이 들락거렸는데
그래서 그 손님들은 마려우면
궁전보다 더 넓은 베르사유 정원 가서 쌌다
그러니 당연히 악취가 진동하게 되고
프랑스어 에티켓이라는 말의 유래 중 하나가
베르사유 정원사들이 정원에 출입금지 팻말을 붙이면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씹혔지만
그럼 왜 없는 것처럼 알고 있었냐?
부르봉 왕조가 멸망하고 18세기에 박물관으로 개조되면서
화장실도 들어내버렸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하고 옷방도 없다
화장실 없다고 우기는 사람을 만나면
그럼 베르사유 궁전 가보면 옷방도 없는데
옷 안 입었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