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가 온다] 〈3〉 질 낮은 노인일자리
정부 일자리 65%는 월급 29만원… 55∼64세 임시직 비율 OECD 4배
내년부터 10년간 954만명 은퇴… 제도 정비해 정규직 고용 늘려야
‘정부 추진 노인 일자리 급여는 월 20만 원대, 중장년 근로자 3명 중 1명은 임시고용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
내년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 전체의 20%를 넘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노년에도 활발히 경제활동을 이어나가는 선진국 노인들과 달리 우리 노인들은 ‘할 수 있는데 할 것이 없는’ 상황이거나 일자리가 있어도 용돈 벌이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게다가 초고령사회 원년에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베이비부머들이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한다. 막 은퇴했거나 은퇴 예정인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는 앞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705만 명)보다 250만 명 더 많다.
이렇게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자마자 이른바 ‘소득 절벽’(은퇴∼연금 수령까지의 공백)에 시달리는 노인이 급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예컨대 내년 60세가 되는 1965년생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4세가 될 때까지 4년을 버텨야 하고 1969년 이후 출생자들은 은퇴 후 5년을 기다려야 한다.
● 정부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 “용돈 벌이 수준”
정부도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직접 월급을 주면서 고령 취업자 비율을 높여가고는 있다. ‘노인 일자리 사회활동 및 지원사업’(노인 일자리 사업)이 그 핵심 사업으로 내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엔 올해 103만 개였던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대 수준인 110만 개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10명 중 7명은 월평균 40만 원도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노인 일자리 사업 평균 임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8월 기준) 사업 참여자 96만1978명 중 65%는 용돈 벌이 수준인 29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
특히 노인 일자리 사업의 가장 많은 부분(65.4%)을 차지하는 ‘공공형’의 경우 월평균 임금이 29만 원이었다. 이마저도 올해 7년 만에 2만 원 인상된 금액이다. 공공형은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며 스쿨존 교통지원·도서관 봉사 등 일자리다.
사업체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노인을 채용하는 방식의 ‘민간형’도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민간형 중 지하철 실버택배, 실버카페 근로자 등 ‘시장형 사업단’ 참여자들은 하루 8시간 정도 근무하지만 월평균 37만9000원을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노인 일자리 정책이 ‘일자리 수’만 늘릴 뿐 일자리의 질은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평균 고용률은 34.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을 정도로 일하는 사람은 많지만 빈곤율 또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 2차 베이비부머 임시직 비중도 OECD 4배
게다가 노후를 준비해야 할 중장년층 노동자들은 정규직 신분에서 벗어나 임시직으로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 국내 중장년 임금근로자 중 1년 미만 임시직 비중은 OECD 평균의 약 4배 수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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