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소규모 숙박업소 밀집 구역…"숙박객 30% 줄어"
숙박업, 계엄 이후 피해 1위 업종…"회복에 시간 걸릴 것"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예년 같으면 연말 모임 끝나고 귀가하기 어려운 분들이 하룻밤 묵고 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그런 경우가 전혀 없네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송년회가 줄어들자 소규모 숙박업계도 매출이 감소하는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상황을 접한 외국인 여행객들마저 일정을 변경하면서 예약 취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 인근에 밀집한 숙박업소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숙박객들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매출이 30~40%가량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규모 숙박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대거 취소되고 여행객들이 감소해 유탄을 맞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2일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출과 고객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업종은 숙박업이었다.
숙박업의 경우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는 응답률이 54.4%를 차지해 모든 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방문 고객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률 역시 58.7%를 기록해 전체 업종 평균인 37.7%를 크게 웃돌았다.
통계 결과가 보여주듯 숙박업계는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종로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A 씨는 "12월이니까 연말 특수를 노린 장사를 해야 하는데 방이 전혀 차지 않고 있다"며 "해마다 예약이 점점 줄고 있었는데 계엄 사태로 확 꺾였다"고 말했다.
근처 숙박업소의 B 씨는 "종로3가역에 있는 포장마차가 얼마나 붐비는지에 따라 그날 매출을 가늠하는데 어제(14일)는 오후 8시인데도 포장마차 한 곳에 손님이 한 팀만 있더라"라며 "날씨가 춥기도 했고 탄핵 집회 등으로 유동 인구가 줄었을 수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국인의 숙박 수요가 줄어든 것도 치명적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도 숙박업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명동과 익선동이 가까워 외국인이 많이 찾는다는 숙박업소의 C 씨는 "해외 숙박객의 예약 취소가 줄지어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 주도적인 마케팅 요소가 제한적인 점도 숙박업계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A 씨는 "객실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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