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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 청년이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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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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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게 묻다③] 지승호씨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깃발로 힘 보태고 싶었다"
 

▲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을 만든 지승호씨(25).
ⓒ 김예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이색 깃발이 주목 받는 가운데,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도 누리꾼의 입길에 올랐다. "나도 모르게 연합에 가입돼 있었다"부터, "이런 사람도 나왔는데 진짜 심각하다"까지. '역시 해학의 민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깃발을 만든 사람은 대학생 지승호(25)씨다.

 

12일 오후 4시 경, 또 다시 이 깃발을 들고 국회 앞을 찾은 지씨를 만났다. 그는 "미래의 내가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 연대의 마음으로 깃발을 만들었다"며 "지난 7일부터 매일 이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5일 문구를 정해 깃발을 주문했고, 6일에 깃발 봉이 배달 왔고, 7일에는 종로3가에서 깃발을 픽업했다"고 전했다.

 

이 깃발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

 

"처음에는 '종강한 대학생 모임'으로 할까 했는데, 범위가 너무 좁아 보였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죠. 또 '내가 잘하는 게 뭘까'를 생각했어요. 저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늘 누워있거든요. 이렇게 평소 누워있던 나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담아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으로 이름을 정했어요."

 

그는 "이번 집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느꼈다"며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깃발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워있기' 깃발로 분노 표현한 20대, "왜 내가 나올 정도로 화나게 만드냐"

 

지씨는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명칭을 '재미'로만 지은 건 아니라고 했다.

 

"재미로만 할 거였으면 제목만 적어 놨을 거예요."

 

실제,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하단에는 부제가 있다. "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우리가 집에서 나와서 일어나야겠냐"라 적혀있다.

 

지씨는 "원래는 깃발에 이름 하나만 넣으려고 했는데, 제목만으로는 내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부제를 추가했다, 말 그대로 '왜 내가 여기까지 나올 정도로 화나게 만드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진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은 부제"라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때는 학생이어서 부모님과 함께 참여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혼자 나온 집회"라며 "시간이 있다고 그냥 집회에 나온 게 아니라 제 분노를 이렇게라도 표현하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윤석열의 행보가 좋지 못했잖아요. (윤 대통령) 당선됐을 때부터 분노했지만 참고 참았어요. 특히 물가 상승은 실질적으로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밥값이 너무 비싸서 못 사먹겠더라고요.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에게 겁박을 가한 건 말이 안 되잖아요."

 

"I 성향이지만, 분노와 용기로 깃발을 들었다"

 

지씨는 총대를 멘 경험이 없다고 했다.

 

- 깃발까지 직접 만드셨는데, 이렇게 총대를 멘 경험이 많나요?

 

"저, 학교에서 교수님 몇 분만 저를 아세요. 건강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대학병원 진료를 세 곳이나 다니고 있어요. 컨디션 안 좋은 날에는 집회에 오래 참여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간 적도 있어요. 반장 같은 역할도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지원해 본 적도 없어요. 저는 I(내향형) 성향이에요."

 

- 그럼에도 나서는 이유는 뭔가요?

 

"저는 예전에도, 지금도 굳이 앞에 나서지 않는 편이에요. 나라를 향한 분노가 있을 때도 SNS에 글을 올리거나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정도로만 제 의견을 표현했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특정 된다고 해도 누구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 나온 거잖아요. 게다가 저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신변이 노출되어도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용기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노는 정말 중요한 감정인 것 같아요."

 

- 집회가 없었다면 본인의 오후 일상은 어땠을까요.

 

"당연히 누워있었겠죠(웃음). 저도 누워있기 바빠요. 누워서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전기장판 속에서 게임하고, 유튜브도 봐야 하고요."

 

집회 참여 이유는... "미래에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서"
 

지씨는 '미래의 나'를 위해 계속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건강도 좋지 않고,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이 깃발을 들고 나온 이유는 미래의 제가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서예요. 나라가 이런 상황에서 계속 누워만 있으면 탄핵 결과를 봐도 스스로한테 부끄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제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금을 떳떳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잘 누워 있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56305?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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