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와 그룹 소녀시대 유리에 이어 그룹 뉴진스까지 나섰다. 영하의 날씨,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서는 팬들의 손이 얼지 않았으면 해서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하는 팬들을 위해 따뜻한 먹거리와 핫팩을 준비했다.
14일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는 여의도 인근은 가수들이 준비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아이유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이유 측은 집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빵집, 떡집, 국밥집 등 총 5곳에서 선결제를 했다. 빵 200개, 음료 200잔, 국밥 200그릇, 떡 100개 등을 준비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추운 날씨에 아이크(아이유 응원봉)를 들고 집회에 참석해 주변을 환히 밝히는 유애나(팬덤명)의 언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라며 먹거리와 핫팩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식당을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는 경로까지 안내했다. 소속사는 "공식 팬클럽에 가입된 유애나가 아니더라도 집회에 참여하는 분이라면 선착순으로 음식과 핫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유리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식당에서 김밥을 선결제했다. 집회 당일 인파가 몰리며 국회의사당역, 여의도역을 무정차 통과할 것을 고려해 위치를 정했다. 유리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 잘 불러봐"라고 말했다. 소녀시대 응원봉인 '소원봉'을 인증하면 김밥을 받을 수 있다. 유리는 지난 12일에도 집회에 나선 팬들을 응원했다. 그는 "추운데 잘 지내고 있어? 소원봉들 너무 예쁘고 멋지더라"라며 "감기 조심하고 든든히 챙겨 입어야 해. '다만세'가 울려 퍼지는 것도 너무너무 잘 봤어. 나도 매일 함께 듣고 있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뉴진스는 여의도 일대 4곳 음식점에서 식음료를 선결제했다. 김밥 110인분, 음료 250잔, 삼계탕 100그릇, 국 100그릇 등이다. 뉴진스는 이날 새로운 SNS 계정을 열고 첫 게시물로 이와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아티스트 상관없이 응원봉만 있다면 '버니즈' 이름으로 수령할 수 있다.
최근 탄핵 집회에서는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2007년 발매된 곡이지만 꾸준히 MZ세대 사이에서 언급되던 곡이다. 이들 세대에게는 투쟁가로 통하기도 한다. '다시 만난 세계'는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미래를 향한 희망과 의지가 돋보이는 가사 덕에 집회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됐다.
탄핵 촉구 집회에서는 여러 응원봉을 찾아볼 수 있었고, 그 가운데 아이유의 응원봉이 특히 자주 보였다. 그만큼 집회 현장에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의미다. 뉴진스 응원봉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토끼를 형상화한 응원봉에 팬들이 띠를 두르며 투쟁 중인 듯한 모습을 표현해 화제가 됐다.
정치적 사안에 얽히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의 공격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3일 탄핵 집회 무대에 선 이승환의 SNS에는 악플 세례가 쏟아졌다. 다만 이런 상황이기에 소신을 밝히는 일이 더 고평가받기도 한다. 그저 소신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보로 볼 수 있는데 아이유, 유리, 뉴진스는 직접 행동하며 팬들을 챙기기까지 했다. 특히 아이유는 연예인 가운데 최초 사례다. 그가 포문을 열었기에 타 아티스트들도 이를 뒤이어 갈 수 있었다. 이들 모두 인기의 정점에 있는 아티스트들이다. 그만큼 주목도도 높고, 악플러도 적지 않다. 긍정적인 반응만 나오진 않을 것이란 걸 알고도 한 일이다. 어려운 결정이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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