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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나 임신" 알리자 군대 가버린 남친…'17일 아기' 죽였지만 고작 3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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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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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4일 대구고법 형사1부(진성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20살 엄마 A 씨에 대해 징역 12년 형을 내린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3년 형으로 선처했다.


1심은 기본형량이 징역 7년 이상인 아동학대 살해를 적용해 판결했지만 2심은 "생후 2주에 불과한 영아를 학대해 살해한 피고인의 죄질은 무겁지만 딸을 아동 보호기관에 맡길 것을 검토한 점, 불안과 우울감 탓에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점으로 보인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대구고법 형사1부는 감형의 결정적 사유로 "피해자에게 접힌 이불 부분 무게가 330g 정도밖에 안 돼 이것으로는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부족하다"라는 점을 들었다.

A가 딸의 목숨을 앗아가기로 작정했다면 그보다 더 무겁게 이불을 덮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으나 지난 3월 28일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징역 3년 형을 확정했다.


A는 19살이던 2022년 5월, 임신진단테스트기에 '빨간 두 줄'이 뜨자 덜컥 겁이 났다. 다른 임테기로 여러차례 검사했지만 결과는 동일했다.

고민하던 A는 이 사실을 남자친구인 B 씨에게 알렸다. B 씨는 '나는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며 무책임한 말만 남긴 채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다.


A는 집에도 알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제 앞가림도 어려운 처지이기에 아이를 낳아 키울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용돈벌이하는 경제적 문제가 A를 짓눌렀다.

이에 A는 아이를 유산시키기 위해 임신중절약을 몰래 구입해 먹어도 봤다. 지나가는 소리로 누군가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술을 들이부으면 아이가 떨어진다'고 하자 만취하거나 담배도 피워봤지만 아이는 튼튼하게 자라났다.

어떤 날은 얕은 비탈길에서 넘어져 몇 번 굴러보기도 했지만 손등에 찰과상을 입는 데 그쳤다.


A는 2023년 1월 16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딸을 낳았다.

이 소식을 입대한 남친에게 알렸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이에 A는 딸이 자신의 장래에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 아이의 이름을 지을 생각도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신생아 이불질식사 '신생아 압사' '이불 압박 살해' 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대구 베이비박스'를 검색하고 아동보호기관에 연락, 상담했지만 몇몇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말에 '이불' 생각을 떠올렸다.

결국 A는 딸을 낳은 지 17일째 되던 2023년 2월 2일 오전 10시 40분쯤 자기 집에서 딸의 얼굴에 두꺼운 겨울용 이불을 여러 겹 올려놓았다.

A는 혹시나 딸이 울음소리가 새어나갈까 싶어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잠들었다가 오후 2시쯤 깨어나 119에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아이의 사인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질식사)으로 나타났다.


1심인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동한)는 2023년 6월 15일 A가 딸을 고의로 숨지게 했다며 징역 12년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적으로 엄마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아에게 범행을 저질러 덧없이 삶을 마감하게 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꾸짖었다.

다만 "피고가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한 점과 고립감과 불안감, 압박감을 느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12년도 나름 선처한 것임을 알렸다.

항소심 역시 A가 잘못했지만 "이불 무게와 딸을 보호기관에 맡기는 걸 검토한 것을 볼 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형을 ¼이나 줄였다.


https://naver.me/5pwvFt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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