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하코다테의 사진 스팟중 하나로 유명한 하치만자카
이 언덕 위에 있는 찻집 중에 키쿠이즈미라는 오래된 가옥이 있다
약 14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건물자체가 문화재인 곳으로
원래는 지역유지의 가정집이였지만 지금은 임대로 내서 찻집을 운영중
입지자체가 하코다테에서도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보니 원래 유명했지만
2017년 러브라이브 선샤인 2기애니에 등장하며 오타쿠들에게도 인지도를 얻었다
머나먼 누마즈에서 라이벌 그룹의 무대를 보러 하코다테로 오는 에피소드에서
이곳이 세인트 스노우의 카즈노 세이라, 리아 자매가 사는 본가로 등장한것
실제로 당시 팔던 메뉴와 내부구조도 완전 똑같이 등장.
이후 그야말로 행렬이 생길만큼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는데
찾아와선 나서서 줄정리해주는 덕후까지 있었다
그리고 덕후들이 제일 큰 관심을 가진건 바로 '리아의 방'의 실존여부였는데
사실 럽라가 성지순례로 유명하긴 하지만 보통 멤버들 방까지 현실 그대로 구현하진 않음
럽샤인만 봐도 멤버 9명 중 현실에 똑같은 방이 존재하는건 마리의 집으로 설정된 아와시마 호텔뿐
그것도 1박 2~300만원정도 하는 최상층 스위트룸이라 무료 개방 이벤트가 없으면 쉽게 못 감
키쿠이즈미도 마찬가지로 리아의 방은 모델이 존재는 했지만,
가정집 시절의 흔적같은 곳이라 일반손님들에게 공개되는 공간이 아니였음
그런데 여기서 점주분들이 나섰으니
안 쓰던 공간인 리아의 방을 공개하고,
더 나아가 선물받은 굿즈등을 열심히 장식해서 꾸며놓는 모습을 보여준데다
일반적인 손님은 안내하지 않고 덕후들이 왔을때만 이 방에서 메뉴 주문이 가능하게 해주는등
'최애의 방을 구경하면서 간식을 즐긴다'는 오타쿠로써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험이 가능한 최고의 가게로 만듬
덤으로 점주분들은 이걸 계기로 하코다테와 750km나 떨어진 럽라성지 누마즈의 상인분들과도
같이 이벤트에 참가하거나 만남을 가지는 등 애니를 통해 인연을 쌓아가심
아무튼 그렇게 좋은 곳이므로 하코다테를 찾은 덕후들의 필수코스였지만...
2023년 이곳에 큰 문제가 생겼으니
원래 주인분이 맺었던 임대 계약이 만료되었는지 18년간의 영업이 종료되게 되었고
키쿠이즈미는 리뉴얼 후 새로운 경영자가 들어올거란 충격적 소식
그리하여 원래 점주분은 18년간 정든 키쿠이즈미를 떠나셨고
새로 들어온 카페에서 리아의 방은 굿즈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그냥 방이 되었다
물론 건물자체가 헐린것도 아니고 키쿠이즈미가 애니 성지인것도 그대로였다.
사람이 바뀌고 6년동안 함께해온 추억이 사라졌을 뿐....
이후 덕후들은 키쿠이즈미를 찾지 않게 되었다. 가도 밖에서 사진만 찍는 정도.
새로 들어온 카페에서도 럽라 콜라보는 계속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그리고 쫒겨난 점주분들은 인근에 새로 하코다테 사쿠라라는 찻집을 차렸고
과거 키쿠이즈미에서 팔던 메뉴가 그대로 있는건 물론
성설자매와 럽라 굿즈도 사라지지 않고 이곳에 그대로 이사
굿즈는 원래 키쿠이즈미의 소유물이 아니라 점주분들이 팬들에게 기증받은 물건이다보니 가져가도 문제가 없었던것
이후 하코다테를 찾은 럽라 팬들이 필수로 방문하는 곳도 여기 하코다테 사쿠라가 되었다
단순히 애니에 나왔다고 성지인게 아니라 누가 맞이해주냐가 중요한 것이다
아예 카즈노 세이라의 성우 타노 아사미도 하코다테를 방문하면서
멀쩡히 영업중인 신 키쿠이즈미가 아니라 굳이 하코다테 사쿠라를 방문해서 사인을 남기는 등
'성설자매는 다른 집으로 이사간것' 이라는 팬들의 인식을 대변해줌
키쿠이즈미는 결국 애니에 나온다고 장사가 잘 되는게 아니라
나온 이후 어떻게 하느냐가 팬심을 사로잡는 요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