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설명 : 주인공(유리)은 언니(미도리)한테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음
예전에는 무력하게 가정폭력당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성장해서 저항하다가 하는 대사
주인공 : 나... 지금까지 미도리를 이해 못 했었어....
그런데 지금 너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
주인공 : 나 요전에 긴 꿈을 꿨거든. 그 꿈속에서 나는 굉장히 나약한 여자였어.
그 여자가 된 나는 내 마음이 상처받았을 때 반드시 누군가를 상처 입혔어.
상처 입으면 마음이 화살에 맞은 짐승처럼 폭주해서 자기 모양새도 알지 못한 채 누군가를 때리는 거야.
때리면 마음이 확 편해지거든.
주인공 : 그리고 나한테 맞아 쓰러진 상대를 내려다보면 그 사람은 비참하거나 고독하거나 죄책감에 짓눌려 있거나 그랬어.
그래서 나는 깨달았지.
내가 비참할 때는 상대가 비참해지도록 때리고
내가 고독할 때는 상대가 고독해지도록 때리고
내가 죄책감에 짓눌릴 때는 상대를 비난하는 거야.
주인공 : 때리면 맞은 상대가 나와 같은 기분이 되거든.
같은 기분이 되면 고독이 치유되고 마음이 편해져.
사람은 같은 기분이 되길 바라서
이해해주길 원해서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거야.
혼자는 외로우니까.
언니 : 갑자기 무슨 소리야....
주인공 : 나 미도리랑 있으면 너무 비참해져. 내가 부끄러워져.
그건 지금까지 나라는 인간이 정말로 비참하고 부끄러운 인간이라서 그런 줄 알았거든.
하지만 아니야.
비참한 건, 자기를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은 미도리였어.
주인공 : 비참함도 부끄러움도 너한테 맞아서 내게 옮겨진 감정이고
사실은 내 게 아니야. 네 거야.
언니 : 저기, 정말로 기분 나쁘니까 그렇게 도취해서 이해도 안 되는 소리 좀 지껄이지 말아줄래?
소름 돋는다 진짜.
무슨 자기계발 책이라도 읽었니? 애가 눈이 맛이 갔네.
그래, 그래, 그래, 잘 들었어요. 잘 들었다고요. 이제 만족하셨어요?
재수 없어~.
주인공 : 미도리 앞에 있으면 늘 무서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져.
하지만 사실 무서워하는 사람은 미도리야.
그러니까 미도리는 늘 고압적으로 말하면서 위협하지.
언니 : 야, 못난아. 나대지 좀 마라, 너.
주인공 : 넌 늘 남과 자길 우열을 두고 비교하니까 그렇게 늘 자기 가치가 흔들리는 거거든.
그래서 자신이 없는 거야. 불안한 거야.
언니 : (책장을 엎어버리고) 기분 나빠!!!
주인공 : 네게 맞을 때마다 난 너와 하나가 되어버렸던 것 같아.
하지만 난 너와 내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
내가 느껴온 비참함은, 두려움은, 무력감은 사실은 너의 것이었어!
내 게 아니야.
지금 당신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원덬은 가정폭력 피해자임
가해자가 세상을 떠나서 나한테 왜 그랬는지를 평생 알 수 없음
어릴 때의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 일들을 겪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왔고
나도 가해자 같은 사람이 될까봐 항상 두려워했음
그런데 이번에 이 만화를 읽고... 이 대사들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음
애초에 나한테 잘못이 있었던 게 아닐 수 있겠구나.
폭력당했을 때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가해자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분리하기에 집중하면 가해자와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여러모로 구원받은 기분이 들었음
혹시 더쿠에 나 같은 덬들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는 마음으로 글 써봄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