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한국 국민들이 군대 막았다니, 일본에선 상상도 못 할 일"
10,570 44
2024.12.13 20:03
10,570 44

히로시마 출장 중 일본인들과 나눈 대화... "우리도 한국처럼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 가져야"


오후 5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 히로시마 버스터미널 인근 편의점에 들렀다. 신문을 사기 위해서였다. 당연히 꽂혀 있으리라 생각했던 아사히, 요미우리 신문은 이미 다 팔렸고 지역 신문 한 부만 남았다. 얼른 집어 계산대에 올려놓고 값을 치르는 동안 점원에게 "다른 신문은 다 팔린 건가"라고 묻자 그는 "아침 출근 시간에 다 팔렸다"고 말했다.

다시 "보통 이런 경우가 많이 있나?"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야구나 선거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말이다. 아마 한국 상황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대부분 40대 직장인들이 사 갔다고 했다.

대합실에 들렀다. 예상대로 40~50대 직장인과 아주머니들이 모여 관련 소식을 TV로 접하고 있었다. 자신을 오카모토라고 밝힌 한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비상계엄이라는 말은 2·26 군사 반란(1936년 2월 26일, 일본 육군 황도파 청년 장교들이 1483명의 병력을 이끌고 일으킨 사건) 이후로 처음 들었습니다. 설마 한국에서 비상계엄을 할지 몰랐고, 그래서 놀랐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민주화에 앞장선 나라인 만큼 잘 지켜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옆에서 대화를 엿듣던 마츠다씨(65)도 거들었다.

"한국은 국민들이 군대를 막았습니다. 사진 보고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에요. 일본 (국민)도 (정치에) 관심을 뒀으면 좋겠습니다."

▲ 일본 아사히 신문의 한국 비상계엄 관련 1면 헤드라인 보도 내용 12월 5일과 6일에 이어 우리나라의 비상계엄 상황을 보도하며, 야당(더불어민주당)의 탄핵안 제출 소식과 함께 국회의사당에 진입하려는 계엄군이라는 사진과 설명이 보인다.
ⓒ 김관식

이튿날 5일, 출근 시간에 핫초보리 인근 편의점에서 신문을 골라 나오던 30대 직장인과 노면전차를 기다리는 사이 잠깐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신문 자주 사서 봅니까?"
"자주는 아니고, 이따금 사서 봅니다. 이번에 한국 이슈가 있어서 샀습니다만, 혹시 한국인입니까?
"그렇습니다."
"사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관심이 생겨 관련 책도 샀습니다. 아직 읽는 중이지만 한국 문학의 밑바탕에는 역사·문화·사회적인 이야기들이 깔려있습니다.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습니다. 한국은 민주화를 스스로 이뤄냈다고 알고 있어서,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는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중국에서는 출판이 이미 막혔고, 국내도 일부 학부모가 금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던가.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한강 작가의 책이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그의 책은 누구나 언제든 읽을 수 있는 권리와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노벨문학상이면 모두가 축하할 정도로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 물론 일부지만 스웨덴 한국대사관에 노벨상 취소 집회를 한 것도 알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분명, 한강 작가의 책과 이번 비상계엄이 일본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해 보였다.

일부 일본 시민 "이번 기회에 우리도 정치에 관심 둘 필요성 느껴"

질문하는 내내 나의 신분을 물어보는 이도,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한국인이냐?"며 현 상황에 대해 궁금해했고,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이 짧은 인터뷰는 히로시마의 중심가에서 주고받은 말에 지나지 않아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과 나눈 대화의 행간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해 보였다.

하나 덧붙이자면, 그들이 공통으로 답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진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이뤄냈기에 이번 사태를 기회로 다시 민주주의가 굳건히 자리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일부는 이번에 우리 국민이 대응하는 것을 보며, 일본 사회도 권력의 부조리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직 일본 현지 언론 보도만큼 그곳 시민들은 드러내놓고 한국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와 생각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https://naver.me/GQ1725lE


목록 스크랩 (0)
댓글 4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케이트💘] 🎂크리미몬스터 3종 & 립몬스터 히트헤이즈 체험단 모집 이벤트(50인) 409 04.21 30,075
공지 【공지】 오전 3시~4시 이미지 서버 작업 진행 02:03 1,81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79,57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45,1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64,66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934,13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42,5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4 20.09.29 5,662,9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21,39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711,19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73,6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8141 기사/뉴스 '이혼 10년' 오윤아 "발달장애 子, 아빠와 만남 전혀 없어…이해는 한다" [솔로라서] 24 03:18 1,820
348140 기사/뉴스 겁 없는 10대들…벽돌로 편의점 문 '쾅', 현금‧담배 훔쳐 달아나[영상] 6 02:01 1,018
348139 기사/뉴스 서울 미아역 인근 마트서 흉기 난동‥1명 사망 9 01:56 2,126
348138 기사/뉴스 ‘간 큰 10대들’ 벽돌로 편의점 부수고 훔친 물건이 1 00:55 2,377
348137 기사/뉴스 "5분 늦게 외출했으면 무너진 담장에 꼼짝없이 깔렸지" 4 00:53 3,237
348136 기사/뉴스 [단독] "신천지, 국민의힘 책임당원 조직적 모집" 양심 선언 150 00:50 14,587
348135 기사/뉴스 [단독]서울 용산구 후암동 주택 외벽 붕괴…주변 교통 통제 16 00:49 3,256
348134 기사/뉴스 "휴대폰 훔쳐 간 식당 옆자리 손님..알고 보니 현직 경찰" 12 00:48 2,626
348133 기사/뉴스 새벽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2시간 20여분 만에 진화 10 00:47 2,136
348132 기사/뉴스 “수건 빨아라” “밥을 왜 질게 했냐”… 여직원에 부당지시한 새마을금고 임직원들 13 00:46 2,297
348131 기사/뉴스 편의점 알바비 930만 원 떼먹어…'악덕 점주' 결국 체포 12 00:45 1,974
348130 기사/뉴스 3개월 전 '광주서 실종 신고' 10대 남학생…진도서 숨진 채 발견 17 00:44 5,087
348129 기사/뉴스 "현금 2만원 줄게" 아이들 홍채 노렸다…긴급 스쿨벨 발령 8 00:44 3,497
348128 기사/뉴스 <악연> 원작자 최희선 "상상 뛰어넘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 2 00:43 1,102
348127 기사/뉴스 [단독]사이드미러 날아차기 범인은 中 관광객 (테슬라 사이버트럭 부순사람) 10 00:43 1,953
348126 기사/뉴스 "새벽 벼락 소리 나더니…" 빨대처럼 꺾인 풍력발전기 미스터리 16 00:14 3,316
348125 기사/뉴스 [다시 간다]주택 골목까지 파고든 ‘캠핑카 알박기’ 9 00:13 2,096
348124 기사/뉴스 앞으로 병원 수술실이나 식품 조리장 같이 감염이나 위생관리가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는 장애인이 보조견과 함께 다닐 수 있게 됩니다. 15 04.22 1,899
348123 기사/뉴스 김민석 "한대행 대선출마 '노코멘트'는 '예스'…반기문보다 더 추할 것" 13 04.22 1,088
348122 기사/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왜 IMF와의 협상 과정에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까? 22 04.22 2,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