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전 의원 프레시안 인터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 '반페미니즘'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집게손가락' 논란에서 시작된 반페미니즘 광풍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어졌는지 잊어버렸던 많은 이야기를 기억해 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당일, 국회를 둘러쌌던 수많은 사람 중에 여성이 있었고 장애인이 있었고 성소수자가 있었다. 그리고 지난 4년 내내 내가 갔던 모든 광장에 그들은 언제나 있었다. 과연 누가 광장에 없었던 걸까. 여성과 성소수자와 장애인의 광장에 본인들이 없었던 것이다. 완전히 다르게, 거꾸로 서술되고 있다.”
”김민웅 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2차 가해를 입혀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아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김 상임대표가 속한 촛불행동에서는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논평을 냈다. 그런 그들이 과연 촛불 광장을 대표할 수 있는가 이것이 여성들의 물음이다. 탄핵 광장의 일원으로서, 이 광장이 모두의 광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물음인 것이다. 나는 '문제를 짚는' 이 지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누군가를 공격하고, 그 사람을 떨어내려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 이 문제를 정리하자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윤석열 개인의 특질로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사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석열이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에 난입할 수 있다. 그런데 야당까지 가지 않아도 당장 국민의힘이라는 당이 제대로 기능하는 정당이었다면 걸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윤석열이라는 현재적 괴물은 대한민국 정치의 '시스템 리스크'가 낳은 괴물이라고 하는 점을 반드시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이상한 정치의 벽돌을 쌓는 데서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시멘트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이 광장에서 돌아보지 않는다면 안 된다.”
“나는 광장에 나오지 않는 젊은 남성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지금 광장에 나와 있는 젊은 남성들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이대남'을 한 덩어리로 묶어서 전부 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만들어 버리면 집회에 나온 젊은 남성들이 속상하지 않을까. 같이 광장에 나와서 함께 탄핵을 외치고, 페미니즘이라는 시대정신을 마음 깊이 이해하고 그래서 자신이 소리 내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여성들의 발언권을 뺏을까 봐 입을 닫고 있는 남성들의 존재를 무시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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