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던킨' 식품사와 꾸준히 협업
동원 고추참치 넣은 머핀 등
14곳과 이색 제품들 선보여
컬래버레이션 전략의 이유1994년 이태원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올해 30주년을 맞은 '던킨'. 최근 식품사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이색 제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동원 F&B와 협업한 고추참치 잉글리시 머핀, 서울우유 비요뜨를 활용한 떠먹는 도넛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던킨이 이렇게 '컬래버레이션 전략'을 꺼내든 까닭은 뭘까.
'던킨(운영사 SPC그룹 비알코리아)'이 다양한 식품사와 손을 맞잡고 있다. 삼진어묵부터 동원참치까지 올해 들어서만 14곳의 식품사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이색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던킨은 지난 11월에 서울우유의 토핑 요거트 '비요뜨'를 활용한 도넛과 음료를 출시한 데 이어 경리단길 맛집인 로코스비비큐와는 '로코스비비큐 풀드포크 버거'를 선보였다. 동원F&B와는 대표 제품 '동원참치'를 활용한 샌드위치 2종을 출시했다.
던킨이 식품사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엔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신조어로, 나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실제로 던킨은 유튜버 등 소비자가 재해석한 제품을 참고했다.
던킨 관계자는 "모디슈머 트렌드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겨냥하기 위해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이어가고 있다"며 "새롭고 재미있는 제품으로 SNS상에서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컬래버레이션은 노후화한 브랜드에 신선함을 주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1994년 이태원에 1호 매장을 열어젖힌 던킨은 올해로 국내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이 정도면 장수 브랜드지만 역설적으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던킨이 지난 9월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신규 콘셉트 '던킨 원더스'를 론칭하고 기존과 차별화한 메뉴를 판매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컬래버의 이유는 또 있다. 던킨은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만큼 던킨의 실적은 오랜 정체기에 빠져 있다. 던킨 가맹점 수는 671개로 여전히 도넛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매출은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23년(매출 2099억원)에도 2.0%(전년 대비) 성장하는 데 그쳤다.
중요한 건 던킨의 컬래버 전략이 얼마나 알찬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던킨 측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환기시키면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계도 있다. 컬래버 마케팅은 대부분 '반짝 효과'를 내는 데 그친다. 소비자가 '신기해서' 지갑을 열뿐 지속가능성은 낮다는 거다. 너무 많은 업체와 손을 잡다 보면,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질 수도 있다.
컬래버 전략이 던킨만의 차별점인 것도 아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지난 11월 도넛 전문 브랜드 '올드페리도넛'과 협업한 도넛 2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9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 글로벌 커피 브랜드 'G7커피'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베이커리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는 전략은 이미 4~5년 전에 유행했던 트렌드"라면서 "식품사와의 협업 마케팅을 던킨만의 강점으로 보긴 어렵다"고 꼬집었다. 곧 서른한살이 되는 던킨. 그들이 꺼내든 컬래버 전략은 소비자의 마음을 관통할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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