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강의를 들은 많은 분이 ‘이걸 30~40대 때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하십니다. 노후는 은퇴 직전에 준비하면 늦습니다. 젊을 때부터 생애 주기에 맞춰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노후 설계 전문가인 강창희(77)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는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강 대표는 ‘평생 현역’으로 일하기 위한 노후 준비를 굉장히 일찍 시작했다. 1980~1989년 한 증권사 도쿄 사무소장으로 일하며 고령 사회 일본의 모습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답을 투자 교육과 노후 설계에서 찾았다. 그는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겸 퇴직연금연구소장(미래에셋그룹 부회장),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 등을 지내며 2004년부터 은퇴 설계 강연으로 1년에 200회 이상 연단에 서고 있다.
그는 오는 20~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70세가 넘어서야 깨달은 은퇴 준비의 핵심’을 주제로 강연한다. 강 대표는 “그동안은 주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강연에선 살면서 직접 깨달은 부분들을 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재테크 박람회 강연은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은퇴 후를 대비해 나이대별로 뭘 준비해야 하나.
“20~30대는 연금에 가입해야 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3층 연금’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회사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주식·코인 등 재테크에만 신경 써서는 ‘평생 현역’이 되기 어렵다. 40대에는 자녀의 ‘자립 교육’을 해야 하는 시기다. 그래야 자녀가 성인이 돼서도 집을 떠나지 않는, 나이 들어서도 자녀를 돌봐야 하는 ‘자녀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건강 리스크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는 것도 좋다. 마지막 50~60대에는 부부가 상의해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비율을 구조 조정하고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노후 불안은?
“혼자 사는 노후다. 많은 분이 은퇴 후 얼마가 있으면 잘 살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70대 이후 사별, 이혼 등으로 혼자 남겨졌을 때 어떻게 잘 살 수 있느냐다. 대학교수를 지낸 90대 중반의 제 지인은 주말에 종교 생활을 하는 게 삶의 낙이라고 하신다. 이처럼 말할 사람이 귀해지는 외로움의 시기가 온다. 이런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은퇴하고 갑자기 주어진 시간에 당황하는 분이 많다.
“예컨대 52세에 퇴직하고 평균 수명인 83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퇴직 후 인생은 31년이다. 하루 여유 시간을 11시간이라 가정하면 모두 12만4465시간에 달한다. 연평균 근로시간(1915시간)을 고려하면 퇴직 후 31년은 느낌상으로는 현역 시절의 65년에 해당한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해 두지 않으면, 자칫 시간이 독이 될 수 있다. 체면을 내려놓고 허드렛일이라도 하든지 평소 아내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부부가 함께 여가를 보내든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 삶을 마치는 인생 정년을 마주하기 전까지 소일거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걸로 돈을 벌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취미 활동, 사회 공헌 활동 등 무엇이든 보람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노후 파산 같은 금전적 어려움을 피하려면?
“앞서 말한 ‘3층 연금’을 쌓아야 한다. 또 부부의 연금 맞벌이를 위해 전업주부들도 임의가입을 통해 반드시 국민연금을 들어야 한다. 부동산 자산 비율도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구마다 부동산 자산 비율이 높은 편인데, 지금 같은 저성장·결핍의 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자산은 부동산 76%, 금융 자산 24%로 나타났다. 미국은 부동산 비율이 34%, 일본은 37% 정도인데 우리는 두 배나 높은 것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76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