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txt
44,484 664
2024.12.12 23:57
44,484 664

KLztW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 

 

2003년 3월 중순, 대통령이 4월에 있을 

국회 연설문을 준비할 사람을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직접 쓸 사람’을 보자고 했다.

윤태영 연설비서관과 함께 관저로 올라갔다. 

 

“앞으로 자네와 연설문 작업을 해야 한다 이거지? 

당신 고생 좀 하겠네. 

연설문에 관한한 내가 좀 눈이 높거든.” 

 

식사까지 하면서 2시간 가까이 

‘연설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특강이 이어졌다.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열심히 받아쓰기를 했다.

이후에도 연설문 관련 회의 도중에 

간간이 글쓰기에 관한 지침을 줬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자네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그런 표현방식은 차차 알게 될 걸세.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 같다’는 표현은 삼가 해주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5. 비유는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9. 때로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킹 목사의 연설처럼.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2. 기왕이면 스케일 크게 그리게.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4. 추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추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을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22.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뒤는 잘 안 보네. 문단의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그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4.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6. 나열을 하는 것도 방법이네.

‘북핵 문제,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27.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백화점식 나열보다는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줄일 것은 과감히 줄여서입

체적으로 구성했으면 좋겠네. 

 

29. 평소에 우리가 쓰는 말이 쓰는 것이 좋네.

영토 보다는 땅, 치하 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30.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좋은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 것도 안 되네. 

 

31. 이전에 한 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32.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3.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대통령은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지만,

이 얘기 속에 글쓰기의 모든 답이 들어있다.

지금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강원국 (라이팅 컨설턴트, 객원 필진)

/ 전 故김대중, 故노무현대통령 연설비서관  

 

 

원글 https://theqoo.net/square/431779529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님 연설을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이런 글이 있길래 같이 보려고 끌올함

 

목록 스크랩 (469)
댓글 66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토니모리🖤] 색조에 진심인 븉방덬들을 위한 역대급 듀오밤…! ‘치크톤 립앤치크 듀오밤’ 체험 이벤트! 523 12.10 44,58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159,68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및 혐오글/뜬급없는 욕설글 보시면 신고해주세요❗❗ 04.09 4,199,11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957,83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355,54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0 21.08.23 5,537,65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3 20.09.29 4,490,21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0 20.05.17 5,107,77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4 20.04.30 5,528,53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47,12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76612 이슈 이동진의 2024 한국 영화 TOP10 1 22:31 210
2576611 이슈 2024년 12월의 오스트리아 빈 풍경 3 22:31 312
2576610 정보 한소희 × 전종서 <프로젝트 Y> 첫 이미지 1 22:30 683
2576609 유머 악의 평범성 32 22:29 1,343
2576608 유머 또또랑 놀아볼래? OST (또또 작곡) 표절이 아닌 유사성 비교 미션 임파서블 OST 1 22:28 329
2576607 이슈 그림책협회 성명서 발표 <국회는 윤석열을 탄핵하고, 수사기관은 내란범들을 구속, 처벌하라!> 5 22:26 738
2576606 이슈 "한국 혼란 속 트럼프 2기 출범...최악 시나리오" 13 22:23 1,294
2576605 이슈 한명만 패는 진보당 현수막 예고편 올라옴 42 22:23 4,336
2576604 팁/유용/추천 [Playlist] 더보이즈: The B Side 22:23 181
2576603 유머 둘이 동갑 131 22:22 10,247
2576602 이슈 영화 '서브스턴스' X '저속노화' 정희원 교수 GV 상영회 🍗 8 22:22 777
2576601 이슈 @: 말하지만 세계 어떤 국가도 한국이 X되는걸 원치 않습니다 16 22:22 3,301
2576600 이슈 당대표 체포되면 끝장 이재명 대표 내방으로 피신 불끄고 문막고 폰끄고 ..(한준호 국회의원 인터뷰) 20 22:21 3,313
2576599 이슈 [김소혜] 소혜로그 in 서울독립영화제|인생 첫 서울독립영화제에 가다 6 22:18 1,001
2576598 이슈 [속보]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청장 구속…법원 “증거 인멸 염려” 14 22:15 1,833
2576597 이슈 실시간 탄핵집회전문가수 이승환 덩크슛 개사 ㅋㅋㅋㅋㅋㅋ 205 22:15 20,195
2576596 이슈 신인의 맛 느껴지는 미야오 공항 런웨이 비하인드 9 22:13 1,483
2576595 이슈 선생님들, 내년부터 오만가지 예술 교육 모두 사라질 예정입니다. 이제 강사료가 0원이거든요!! 28 22:10 6,169
2576594 이슈 착각과 억지선해하고 있는 게 지금 20대 남자들.x 126 22:10 12,558
2576593 팁/유용/추천 당신, 녹슬면 끝이라 했지만 천 번을 두드리는 삶도 세상에는 있는 것이었다 3 22:07 1,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