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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경찰 무전 녹취로 재구성한 ‘서울의 밤’_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 아닌 ‘계엄군의 길잡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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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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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172780.html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4일 새벽 국회로 들어가려는 군 차량이 시민들이 막고 있다. 백소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4일 새벽 국회로 들어가려는 군 차량이 시민들이 막고 있다. 백소아 기자

‘12·3 내란사태’ 당시 경찰 지휘부의 무전 녹취 내용이 12일 공개됐다. 계엄군의 진입은 돕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출입은 막으라는 취지의 대화들이 생생히 담긴 서울지방경찰청 지휘망 녹취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이 공동 입수해 공개한 녹취를 편집해 내란 세력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침탈하려 한 ‘서울의 밤’을 재구성했다.

밤 10시47분 “외부 진입 전원 차단하라” 

경찰이 외부인의 국회 진입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은 3일 밤 10시47분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19분 만이고, 김봉식 서울청장이 국회 내부 출입통제를 지시한 직후다. 김 청장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계엄 선포 3시간 전에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밤 10시47분 무전을 통해 “현 시간부터 국회 안쪽에서 외부로 나오는 것은 가능하나, 외부에서 국회 안쪽으로 진입하는 사람들은 전원 차단하라”고 지시한다.

이어 밤 10시 53분, 경찰은 기동대 버스로 국회 각 출입문에 차벽을 설치한다.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5개 기동대 경찰 버스로 각 출입문 차벽 설치를 지시했다. 다만 차벽으로 부족한 공간이 있을 수 있다. 영등포경찰서 행정 차량까지 필요한 경우에는 지원해서 좁은 공간이라도 비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말한다. 빈 틈 없이 출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다.

밤 11시31분 “계엄군 출입 조처하라” 

밤 11시25분, 계엄사령관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지명되고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제1호가 공포됐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1항으로 명시됐다.

밤 11시31분, ‘계엄’이란 단어가 무전 녹취에 처음 등장한다.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군 계엄 관련 사람들이 도착을 했는지 파악하고 도착한 경우에는 신분 확인 후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다. 진입자를 전원 차단하라고 지시하고, 계엄군에게만 길을 터준 것이다. 경찰이 내란에 적극 가담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밤 11시37분,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이 거듭 말한다. “각 출입문 현 시간부터 재차 통제입니다. 전원 통제입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이 즉답한다. “국회의원 포함해서 전원 통제 조치하겠습니다.” 그 밤, 의원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월담해 국회로 진입했다.

 

밤 11시42분 “포고령이 하달됐다” 

밤 11시42분, 현장 경력에 계엄 포고령이 하달됐다.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합니다. 조금 전 계엄 포고령이 하달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경력은 계엄 포고령에 따라 차단함을 관련 사람들에게 안내하고 아울러 가능한 장소부터 차 벽을 설치하세요.” 국회 출입문 폐쇄 조처가 뒤따른다. 뒤이어 11시54분 김봉식 서울청장이 지시한다. “23시부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발령되었습니다. 포고령에 근거해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고 내용이 있습니다. 현 시간부로 국회 내에서 출입하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출입할 수 없도록 통제를 하기 바랍니다.”

밤 11시55분, 더불어민주당은 전 당원에 국회·여의도 중앙당사에 집결하라는 호소를 담은 문자를 발송했다.

 

0시6분 “대테러부대 이동 조처하라”

자정을 넘긴 0시6분, 서울청 경비과장의 목소리가 무전을 탔다. “대테러 특임부대 등 병력이 오면 경정문으로 경정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세요.” 국회 봉쇄에 투입된 707특입단을 언급한 것이다. 0시9분, 국회 경비부대장이 “지금 1, 2문은 인파가 많이 몰려서 병력이 들어오기 힘들다. 3문 쪽으로 이동을 시켜주시면 좋겠다”고 응답한다. 비슷한 시각 계엄군 280여명이 헬기를 동원해 국회 경내에 진입하고 본청 출입을 시도했다. 본청으로 진입하는 유리문마다, 국회 보좌진과 직원들이 막아섰다. 0시16분, 국회 경비대 상황실에서 “국회 내 본관. 본관에서 군 병력과 (국회) 인원들이 대치 중이다”고 보고한다.

0시24분 “군 병력 길 열고 월담자 막아라”

4일 밤 0시24분, 수도방위사령부 군인들이 국회 안으로 진입을 완료했다는 서울청의 무전이 뜬다. 사실상 계엄군의 길잡이 역할을 경찰이 한 것이다. 경찰은 “월담자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그쪽에 경력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밤 0시32분, 국회 경비대 상황실에서 보고한다. “현재 군 병력이 국회 본관 정현관으로 진입 시도하려다가 대치 중에 있어 우회해서 창문 깨고 진입 시도 중인 상황입니다.” 1951년 국회 경비를 위해 창설된 국회 경비대의 임무는 국회를 대상으로 한 테러 등 각종 위해 요소에 대비하고, 국회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지만 내란의 밤 경비대는 본연의 임무를 잊은 듯했다. 밤 0시34분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이 지시했다. “금일 근무에 지원된 경력들에 일방 지시합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국회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차단입니다. 다만, 군 병력, 군 병력의 경우에는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거나 열려있는 길로 안내 조치하세요.”

밤 0시50분, 영등포서 경비과장이 보고한다. “조금 전 국회 3문을 통해서 군인들 100명이 국회 안으로 이동조치 완료한 상황입니다.” 수백 명의 무장 군인들이 국회로 밀고 들어왔지만, 무전에 참여한 경찰 간부 중 누구도 이 상황에 의문을 품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들과, 위험을 감수하고 국회로 모여든 의원, 보좌진, 직원들이 결국 국회를 지켜냈다. 새벽 1시1분, 국회 본회의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상정돼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새벽 1시3분,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 선포는 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벽 내내 이어진 경찰 무전 기록에 이런 내용을 언급한 이는 없다. 계엄이 선포됐고, 포고령이 하달됐다고 했던 이들은 날이 밝도록 계엄 해제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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