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위성을 설명하며 “거대 야당은 한국의 성장동력까지 꺼트리려 하고 있다. 내년 예산 내역을 보면 잘 알수 있다"며 “원전생태계 지원예산 삭감, 체코원전 수출지원 예산 90% 삭감, 차세대 원전 개발 예산도 거의 전액 삭감했다...동해가스전 시추 예산, 이른바 대왕고래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질서가 교란돼 행정과 사법의 정상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체코원전 수출지원 예산은 삭감된 바 없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년도 예산은 11조4336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초 정부안보다 4개 사업에서 675억원이 삭감됐다.
삭감된 항목은 △한국광해광업공단출자 125억원 △R&D혁신스케일업융자(이자보전) 28억원 △에너지국제공동연구 25억원 △유전개발사업출자(대왕고래 프로젝트) 497억원이다. 원전과 관련된 삭감된 예산은 없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산업부의 원전 관련 예산에서 삭감된 항목은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체코원전 수출 업무를 맡고 있다.
국회에서 정부예산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체코원전 수출 관련 예산을 삭감한 적이 없는데 윤 대통령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보고를 잘못 받아 오해를 했거나, 아니면 야당 공격을 위해 일부러 언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시추에 투입될 정부 예산안 505억원 가운데 497억원(98.4%)이 삭감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영향 때문이란 평가가 많다.
예결위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예산이 5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사업타당성 자료 하나 없다고 한다. 많은 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타당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돼야 예산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타당성 검토가 필요 없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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