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한 여고생이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과 탄핵 표결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전국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특히 보수 텃밭 지역에서 들불이 거세다. 부산에서는 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한 여고생이 등장해 화제다.
이날 많은 학생들이 마이크를 든 채 단상에 올라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자신을 ‘부산 토박이’이자 ‘부산의 딸’이라고 소개한 여고생 A(18)양의 발언이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A양은 “지금 막 걸음마를 뗀 사촌 동생들과 남동생이 먼 훗날 역사책에 쓰인 이 순간을 배우며 자신에게 물었을 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그 자리에 나가 말했다고 알려주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교과서에서 말하는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 정권을 보고 5개월 전 학교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배웠던 저와 제 친구들은 분노했다. 대통령이 고3보다 삼권분립을 모르면 어떡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 105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A양은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의미는 이미 문드러진 지 오래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주의 정당이 아니다. 반란에 가담한 반민족 친일파 정당일 뿐”이라며 “여당 대표 한동훈은 자신이 한 말이 지켜라. 당신들이 말하는 질서 있는 퇴진의 결과가 국회 퇴장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의 배신자가 되는 것이 아닌 국민의 배신자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며 “지금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배지를 달고 서울에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투표 독려하는 나라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냐. 당신들이 포기했던 그 한 표는 우리 국민이 당신들을 믿고 찍어준 한 표 덕분이다. 왜 그 한 표의 무거움을 모르느냐”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을 향해서 “국민의 목소리가 당신에겐 괴담이냐. 대국민 담화 2분, 아이돌 영상통화냐. 2분이면 컵라면 하나도 못 끓여 먹는다”며 “우리가 공포에 떨었던 3시간 동안 대통령이란 작자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저와 제 친구들은 5.16 군사정변을 겪지 않았으나 2014년 세월호를 겪었으며 5.18 민주화운동을 겪지 않았으나 2022년 이태원 참사를 지켜봤다”며 “함께 역사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그 길이 우리의 미래이자 우리의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A양의 연설이 담긴 영상들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 채널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K-딸, 부산의 딸 기성세대를 반성하게 만든 감동 연설’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A양 영상은 12일 현재 약 120만회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수연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993793?sid=102
https://youtu.be/5XvCEHoVBQg?si=trOLcn6t8mMpYW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