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尹 퇴진 의사 없는것 확인”… 김재섭, 與 5번째 탄핵 공개 찬성
오늘 원내대표 선거, 찬반 분수령… 김태호 “자유의지 갖고 투표해야”
권성동 “반대당론 유지, 퇴진 집중”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다.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움직임엔) 질서도 없고 퇴진도 없다”며 탄핵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14일 탄핵안 표결 때 찬성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여당 의원이 안철수 김예지 조경태 김상욱 의원에 이어 김재섭 의원까지 5명으로 늘어났다. 한 초선 의원은 “이렇게 욕먹으면서까지 대통령을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으냐”며 찬성을 시사했다. 5명이 공개적으로, 1명이 비공개로 본보에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탄핵 가결을 위한 여당 이탈표 요건인 8명 중 2명이 남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동훈 대표는 주변에 “다음 표결 때는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탄핵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여러 경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질서 있는 퇴진의 길을 찾는 한 대표와 당의 노력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제시한 ‘내년 2, 3월 하야-4, 5월 대선’ 방안이 폐기 수순에 놓인 것.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물귀신 작전을 한 것”이라며 “당에 일임한다더니 당이 결정을 못 하게 질질 끌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결국 대국민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 한동훈 “회의장 출석해 탄핵 표결 참여해야”
11일 국회로 출근하고 있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위쪽 사진)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는 김재섭 의원(아래쪽 사진). 한 대표는 주변에 “다음 표결 때는 우리 당 의원들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날 공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1·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김재섭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표결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했다. 7일 탄핵 표결에 불참한 지 4일 만에 공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
탄핵을 반대하던 일부 의원이 찬반을 정하지 않았다며 입장을 바꾸는 등 탄핵 찬성으로 기우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동아일보에 탄핵 반대를 밝혔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국회 국방위원회 증언 등을 듣고 원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하야할 생각이 없고 차라리 탄핵을 해달라고 한다 하니 찬성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한 의원, 친한계 의원, 소장파 의원, 비상계엄 내란 상설특검안에 찬성한 의원 등 31명을 대상으로 탄핵 찬반을 물은 결과 공개 찬성을 밝힌 5명 외에도 배현진 김소희 진종오 의원 등 최소 8명이 탄핵 찬반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명은 탄핵 찬성 의사도 밝혔다. 이미 최소 13명이 탄핵 표결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참여 의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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