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1장짜리 계엄 지시사항 하달
윤석열 조 청장한테 6차례 직접 전화도
11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인 지난 3일 밤 7시쯤 대통령실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조 청장이 만났다. 이 회동은 대통령실의 호출로 마련된 자리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A4용지 1장짜리 계엄 관련 지시사항을 조 청장에게 하달했다. 지시사항에는 열 줄 가량의 지시가 적혀 있었다. 내용은 ‘오후 10시 비상계엄 선포’를 비롯해, 오후 11시 국회를 비롯해 언론사 MBC, 김어준씨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 꽃’ 등 10여곳을 계엄군이 접수할 기관으로 명시한 것이었다. 그간 계엄군이 장악할 건물로 언론사가 있다는 내용이 알려졌는데 그 대상이 MBC 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동 이후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10시23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오후 11시쯤 정치인들의 국회 활동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포고령 발령 이후 오후 11시37분쯤부터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전화해 직접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총 6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는 군·경을 가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비상계엄 발령 이후)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했다”며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 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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