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이 시국에 시험공부하라 잡아둘 수 없어"
학생·학부모, "참민주주의 가르친 깨어있는 양심" 잇단 호응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이 시국에 시험공부하라 잡아둘 수 없다"며 집회현장을 직접 체험하라는 과제를 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깨어 있는 교수님으로 느껴져 자랑스럽다고 호응했고 학부모들도 학자의 양심으로 가르치는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어젯밤 11시 26분.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가 학과 앱에 올린 공지입니다.
첨부파일에는 2학기 인사행정론 기말시험 문제지가 담겼습니다.
'학생 제위(여러분)에게'로 시작하는 글.
"현장에서 정치 행정이 급변하는 시기에 시험공부 하라고 여러분을 잡아둘 수는 없습니다"로 첫 문장을 표현했습니다.
평소 여느 시험공지와는 달랐습니다.
이어 "생생한 정치 행정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라는 의미에서 다음 주 시험은 첨부한 과제물로 대체한다"고 했습니다.
"답안을 작성해 행정학과 사무실로 제출해달라"는 당부로 맺었습니다.
이 공지.
학생들 사이에서 그대로 화제가 됐습니다.
'행정학과의 자랑'이라는 댓글부터 극존칭까지 호응이 잇따랐습니다.
[허송민, 부산대 행정학과 3학년]
"이런 얘기하는 것 자체가 민감한데 이렇게 목소리 내주신 게 감사했어요. 다들 인스타 스토리로 감동받은 걸 얘기를 하더라고요. 교수님한테 감동받았다고..."
학부모들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세대는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했지만 지금 세대는 그렇지 못했는데 교수가 12.3 내란사태 이후 '참민주주의'를 깨닫게 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립대 교수라 더 쉽지 않을 텐데 학자의 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라고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과제물로 낸 첨부파일 문제지도 살펴봤습니다.
모두 9페이지 분량으로 50문항의 기말고사 문제가 빼곡했습니다.
집회현장을 체험한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또 하나의 가르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 : 구석찬
영상 : 조선옥
편집 : 김영석
구석찬 기자 (koo.seogchan@jtbc.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42205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