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11일 리포트를 통해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주식시장에 대한 반응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수급은 예상보다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정치리스크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12월 4일부터 5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1조1000억원의 순매도(누적) 행렬을 이어갔다. 다만 오히려 선물시장은 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방적으로 팔아치우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주식시장 수급의 키는 외국인에 있고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으로 진입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며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통해 국내주식 비중을 확보한 건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싸게 담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4일부터 5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네이버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포스코홀딩스 등을 순매수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소폭의 매수세를 이어갔다. 12월 4일부터 5거래일동안 코스닥150 현물의 누적순매수는 2000억원으로 △JYP엔터테인먼트 △삼천당제약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루닛 △알테오젠 등을 매수했다. 중소형주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2차전지 종목을 주로 담은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주와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 등의 종목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세를 이어갔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국내 상장주식인 삼성전자에 대해선 계속해서 매도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정치적 불안정으로 금융당국의 정책 지속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밸류업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에 대해서도 매도 행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금융당국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고려아연 역시 외국인의 팔자 종목에 합류한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정책 영향력으로부터 민감할 수 있는 종목군을 주로 순매도했다"며 "삼성전자, KB금융, LG화학 등은 순매도 상위 종목군으로 바스켓(여러 종목을 묶어서 거래) 내에서도 비중이 더 많이 매도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변동을 견인한 주체는 개인투자자였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축소는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책동력 약화에 따른 밸류업 관련주 매도 및 삼성전자, 자동차 비중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워치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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