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37)이 영화 '소방관'에 뜨거운 진정성을 담아냈다. 그는 극 중에서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아,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지난 4일 개봉한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로, '친구' 시리즈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주원은 "어떤 영화보다 기다렸다.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기대감이 컸다. 다른 영화와 다르게 사명감도 있었다. 그동안 몇몇 작품에 임할 때마다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소방관'도 그런 영화였다"며 "정말 오매불방 개봉만 기다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방관'은 지난 2020년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준비 중이었으나, 주연 배우인 곽도원이 지난 2022년 9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무기한 개봉 연기로 아쉬운 점이 없었는지 묻자, 주원은 "전혀 생각을 못 했고, 제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보니 작품의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으면 어쩌지 싶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을 비롯해 현장에 계셨던 소방관 분들도 매일매일 작품을 위해 애써주셨다"고 답했다.
또 촬영 현장 분위기를 떠올리며 "너무 좋았고, 즐거웠다. 감독님이 화 한 번 안 내시고 배우들과 스태프들까지 모두 품고 가주셨다. 마치 저희에게 엄마 같은 느낌이었다. 저는 곽 감독님의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라 떨렸던 순간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편하게 해 주셔서 어렵거나 긴장되고 그런 건 없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앞서 곽 감독은 주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강단이 있어 보이는 곽도원과 붙었을 때, 질 것 같지 않은 눈빛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주원은 "사실 제가 기싸움하는 성격은 아니다. 아무리 주변에서 기싸움을 하려고 해도 눈치를 못 챈다. 주변에서 배우들이 예민할 때도 '신(scene) 자체가 힘들구나' 하면서 오히려 감독님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오히려 그렇게 표현을 해주는 거에 고맙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만의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주원은 "예전에는 대본을 보고 재밌다는 확신이 들면 선택했는데, 요즘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고, 편성도 확정되지 않는 작품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소방관'은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만큼, 더 기대가 되기도 했다. 배우들끼리 시사회 끝나고 나서 '아 너무 좋다. (영화를) 많은 분들이 봐주실 것 같고, 잘 될 것 같지 않아?'라고 말했는데, (유)재명이 형이 '이젠 배우들도 안 되는 걸 항상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해도 안 되는 작품이 있고, 큰 기대를 안 해도 잘 되는 작품이 있어서 이것 또한 받아들이는 게 배우들의 몫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제대한 주원은 군 복무 시절 빅뱅 태양과 대성, 배우 고경표, 래퍼 빈지노와 함께 군뱅을 결성해 활약을 펼쳤던 바 있다. 이후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 대성은 지난달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개최된 2024 MAMA 어워즈에서 9년 만에 완전체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주원은 "안 그래도 무대를 봤다"며 "지용이도 제 훈련병으로 있었고, 제대하고 작계(작전계획) 훈련에서도 거의 매년 만났다. 영배, 대성이랑도 꾸준히 소통하면서 잘 지냈다"고 전했다.
그만큼 친한 동생이 아닌, 무대에 선 '빅뱅'의 모습을 진심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주원은 "애들한테 '너희들이 다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다 같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많은 분들이 기다리실 것 같았다"며 "지용이가 '(컴백)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는데, 한 달 후에 진짜 '파워'가 나온 거다. 너무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오른 걸 보고 '진짜 프로구나. 상태가 급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이번 무대를 보면서 너무 뿌듯했다. 정말 뛰어나고 핫한 애들이지만, 저한텐 동생 같은 애들이라, 엄마가 된 것 같았다"고 흐뭇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