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령부 산하 '제868경호대'
2처장 지휘로 계엄 당시 국회 투입
충암고 출신 등 이례적 인사 단행도
윤석열 대통령 경호를 맡는 '868부대(868경호대)'가 12·3불법 계엄 사태 상시 국회 난입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부대는 국군방첩사령부 산하부대여서, 여인형 당시 사령관이 "TV를 보고 (계엄을) 알았다"는 발언이 거짓이라는 점을 입증할 중요한 증거다. 아울러 방첩사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나온 충암고 출신 인사를 요직에 임명하면서 계엄을 준비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정황도 포착됐다.
10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방첩사 868부대는 윤 대통령의 계엄 발표 직후 국회에 군복 무장 차림으로 출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868부대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대통령 경호를 맡아 '868'이라는 명칭이 붙은 부대로, 대통령이 방문하는 군 행사마다 무장 경호를 담당한다.
여인형 전 사령관은 그간 계엄 모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당시 868부대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여 전 사령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 868부대는 명령계통상 방첩사 2처장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데, 당시 임삼묵 2처장은 폴란드로 출장을 나간 상태에서 전화로 출동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여 전 사령관의 주도하에 해외에 있던 임 2처장이 출동 명령을 전달만 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해당 내용과 관련한 문의에 방첩사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본보는 여 전 사령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로써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방첩사, 육군특수전사령부, 국군정보사령부 등 3개 사령부의 특수부대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특전사에서는 707특수임무단과 제1·9공수여단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을 회의장에서 끌어내리도록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보사는 북파공작부대로 알려진 HID(육군첩보부대) 요원을 차출해 '체포조'를 꾸렸고, 계엄 당일 체포조가 국회로 출동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야당에 의해 제기된 상태다.
계엄 발표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단행한 방첩사 인사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승민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은 올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례적으로 1년 임기가 연장됐다. 나 실장은 지난 2017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계엄 문건을 작성할 즈음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문건 작성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충암고 출신 박성하 지상작전사령부 방첩부대장도 이번 인사에서 방첩사 기획관리실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을 앞두고 요직에 충암파와 계엄 이력이 있는 인사를 기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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