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사태 여파로 충격을 받은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이례적으로 저가 매수를 단념하고 있다. 지난 8월 주가 폭락 사태였던 '블랙 먼데이' 때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강하게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오전 10시20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18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211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의 경우 123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개인은 이날 장중 매도 물량까지 합치면 5거래일 만에 1조313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 치운 셈이다. 개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가 이를 해제 결의한 직후인 4일부터 9일까지 1조95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전날 개인 순매도액은 역대급으로 불어났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개인은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8901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2017년12월26일(8944억원) 이후 최대 사례에 해당(코스피 지수 하락 상황에서 집계 기준)한다.
통상 개인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에 뛰어들곤 했기 때문이다. 저가에 매수해 반등하면 차익을 실현한다는 발상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장기화 가능성을 강하게 의식하며 매수를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와 비교하면 매도세가 진정됐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의 경우 거듭 매수에 나섰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매물은 자연스레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준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순매수 규모가 컸던 것은 아니지만 순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수급에선 연기금 수급이 특징적"이라며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하면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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