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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특수작전항공단 “영문도 모른 채 계엄군 이송,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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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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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멈추라” 지시에 국회 진입 지연
“우리가 한 일이 믿어지지 않는다”
올초부터 ‘정보통제 훈련’ 강화 진술도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여의도 국회 인근 상공에 군 헬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여의도 국회 인근 상공에 군 헬기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0여분 지난 오후 10시50분쯤. 충북 음성 육군 특수작전항공단에 “당장 헬기에 시동을 걸고 경기도 이천 특수전학교에 대기 중인 병력을 태우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특항단 관계자 A씨는 9일 당시 부대 내부 상황을 전하며 “3일 오전 중 갑자기 오후 비행이 취소됐고, 대신 야간 비행을 준비하라는 안내가 내려왔다”며 “계엄령이 떨어진 당시 조종사들은 야간 비행훈련을 준비하던 참이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출동 지시에 대기 중이던 조종사들은 이유도 묻지 못한 채 다급하게 헬기에 앉았다. 조종사들이 착석한 헬기는 병력과 장비 이동이 주목적인 블랙호크(UH-60P) 기종이었다. 이 헬기는 무장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외부 연료탱크(ETS)는 장착돼 있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뒤 여의도 국회에 도착한 특수작전항공단 헬기에서 특수부대원들이 국회 진압을 위해 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뒤 여의도 국회에 도착한 특수작전항공단 헬기에서 특수부대원들이 국회 진압을 위해 내리고 있는 모습. 


조종사들이 헬기에 시동을 걸고 이륙을 준비하는 순간 ‘특전사들을 태운 뒤 다 같이 국회로 간다’는 지시가 내려왔다. 조종사들은 명령에 따라 이천 특수전학교에 들러 707 병력을 헬기에 태웠다. A씨는 “조종사들은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당시 병력이 어디까지 무장했는지는 몰랐다고 전해 들었다”며 “이동하는 내내 국회로 왜 가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졌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종사 대부분은 3일 출동 당시 임무가 민간인 장악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조종사들 모두 국회 주변에 북한과 관련한 대침투작전 혹은 테러 상황이 발생했을 거라 생각하며 출동했다고 한다”며 “출발 직후까지도 국회에 착륙할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씨는 아울러 “기본적으로 서울 시내에 ‘VIP’(대통령)를 수송하는 곳은 국회가 아닌 다른 지역인데, 왜 목적지가 국회로 정해졌는지 조종사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 3일 밤 당시 특항단 소속 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12대의 기동헬기가 국회로 출동했다.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에 계엄군을 태운 특수작전항공단 헬기가 국회 잔디에 착륙한 모습. 헬기 주변으로 국회 장악 임무를 부여 받은 병력들이 출동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제공

지난 3일 여의도 국회에 계엄군을 태운 특수작전항공단 헬기가 국회 잔디에 착륙한 모습. 헬기 주변으로 국회 장악 임무를 부여 받은 병력들이 출동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제공


그렇게 3일 오후 11시48분쯤 특항단 소속 헬기가 출발 1시간여 만에 국회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종사들은 도심 야간 비행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야간 시간대에 서울 도심 내부에서 도착지가 정해지지 않은 비행은 거의 없다. 조종사들은 초반엔 패드(착륙장)가 아니라 국회 잔디 운동장에 3대씩 같이 착륙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심스러웠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평소 특항단에서 국회까지는 비행 15~20분 만에 도착한다. 그만큼 가까운 거리다. 다만 3일 밤 헬기 12대는 1시간이 걸려서야 국회에 내렸다.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3일 밤 병력을 태운 헬기가 서울 상공으로 진입하려 하자 공군작전사령부에서 MCRC(중앙방공통제소) 시스템을 통해 ‘헬기들을 잠깐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현재 공역 관리 시스템상 용산 인근은 비행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공군의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 당시 육군헬기 진입 허가 여부를 두고는 공군과 사전 협의가 되지 않아 헬기가 일정 시간 상공에 머무르게 됐다고 한다. A씨는 “공군은 사전에 비상계엄에 대한 사전 공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출동 허가가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상공에 헬기가 떠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상공에 헬기가 떠있는 모습.


헬기 도착이 늦어지면서 헬기보다 먼저 국회에 도착한 시민과 보좌진이 몰렸고, 결국 특전사 병력이 도착 초반 국회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만약 헬기 진입 허가가 보다 일찍 나왔다면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정이 차질을 빚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병력 수송 임무를 완료하고 곧장 부대로 돌아온 특항단 조종사들은 TV를 통해 국회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임무 수행 결과를 뉴스를 통해 확인하며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호소했다”며 “그들은 내려준 병력과 시민들의 안위도 걱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조종사는 “우리가 한 일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정부에서 꾸준히 군인들의 정보 통제 훈련을 강화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윗선에서 국방부와 방첩사, 육군 간부들의 휴대전화 보안 강화 통제를 강력하게 시행해 왔다”며 “휴대전화에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게 한 뒤 일일 단위로 활성화하도록 했다. 이를 거부하면 징계 조치를 하거나 벌점을 부여하고, 성과상여금도 감액한다고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군 당국의 ‘윗선’은 보안 앱 설치 명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우크라이나 통신망과 상황은 우리나라와 매우 다른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강조하며 정보 통제를 강조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여의도 국회 인근에 특수작전항공단 헬기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여의도 국회 인근에 특수작전항공단 헬기가 지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작전보안이라는 딱지를 붙여 군인들을 통제하기 쉽게 발판을 다진 것 같다”며 A씨는 정부가 군 정보를 미리 통제하는 방식으로 계엄 작전 실행이 외부 등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계엄 당일 707부대에 하달된 명령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메시지엔 ‘현 시간부로 대대원 전원은 출동을 준비하라. 1, 5대대는 우선 투입, 개인별 소총 휴대, 케이블타이 및 포승줄 휴대’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그는 “실제로 국회의원을 체포하기 위한 모든 장비를 갖추고 구체적인 명령을 내린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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