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감독이 경기 도중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에게 질책하고 수건을 던진 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농구계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수건을 맞은 A선수는 바로 팀을 나왔다. 이어 KBL(한국농구연맹)의 클린바스켓볼센터는 관련 제보를 받았다. 수건 던진 행위를 인정한 김승기 전 소노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KBL은 지난달 29일 김 감독에게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소노는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A선수는 이후 팀에 복귀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 감독의 일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한 것이다.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김 감독이 자진 사퇴한 이후 피해자 A선수에 대한 심상치 않은 폭로가 터져 나왔다. 그가 대학 4학년 때 농구부 후배들을 심하게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결국 A선수가 학폭 가해자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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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간 20여일, 이유 없이 ‘원산폭격’ 당해
B 씨가 언급한 A선수의 괴롭힘 정황은 크게 4가지다. 이 중 3가지는 이해할 수 없는 심부름과 돌출 행위 등에 의한 시달림이다.
핵심은 물리적 가해다. B 씨는 A선수가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원산폭격(머리를 바닥에 박게 하는 가혹행위)’을 시켰다고 했다. 농구부에서 ‘원산폭격’은 ‘옥상 대가리’, ‘원정 대가리’, ‘해외 원정 대가리 ’로 통했다고 했다. 운동부 숙소 옥상에서 그리고 국내, 국외 대회와 전지훈련에서도 후배들에게 원산폭격 지시가 이어졌다고 했다.
머리를 바닥에 박은 상태에서 발로도 차였다고도 밝혔다. 당시 4학년이던 A선수의 폭행은 1~3학년 후배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B 씨는 “한 선배는 A에게 각목으로 맞아 기절까지 했다며 나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해줬다”고 전했다.
토요일 외박하는 날에도 A선수가 후배들을 숙소 옥상으로 불러 같은 기합을 줬다는 B 씨는 “한 달에 20일 가까이 머리를 박았다. 그 후유증에 지금 시달리고 있다. 목과 허리디스크가 터졌고, 현재 왼쪽 팔과 다리 저림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매달 신경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 때려 기절시켰다는 각목은 아이스하키 스틱
B 씨는 A선수와 함께 농구부에 있던 시간을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참았다고 했다. 잡음없이 대학을 졸업해 프로팀에 가야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얘기를 했다가 당사자에게 보복을 당할 두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부상 정도나 폭행 당한 상황을 입증할 증거를 남길 생각을 못했다. 감독, 코치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부모님 등을 통해 수사기관에 고소할 엄두도 못냈다고 했다. 하지만 A선수의 일에 대해선 같이 생활한 동기 등이 모두 공통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B 씨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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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스포츠윤리센터에도 A선수에 대한 학폭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센터에서 진술을 할 예정이다. B 씨 말고도 A선수의 대학 후배 다른 선수들 다수를 접촉했는데 역시 B 씨와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또 다른 후배 현역 선수는 “제보 내용이 100% 맞다. 오히려 정말 심한 건 빼놓은 것 같다. 당시 나도 A선수로 인해 상당히 힘들었다”고 전했다. 피해 정황를 듣는 과정에서 음료수 뚜껑에 머리를 박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A선수의 대학 후배인 또 한 명의 선수도 “알려진 제보 내용은 사실이다. 조금 다르다는 거짓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나도 대학 때 충격이 커 나중에 마주쳐도 인사도 안 한다”고 했다.
소노 구단은 A선수의 학폭 의혹에 관해 자체적으로 사실 관계 파악을 한 상황이다. 소노 관계자는 “심각성을 알고 있다. 대학 때의 일이라 KBL 조사 등을 지켜보고 대응을 하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A선수는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선수가 김 감독과 벌어진 분쟁 과정에서 선임한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A선수 학폭 의혹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A선수는 구단이 학폭 제보 관련 사실 관계 확인을 할 때마다 변호사와 연락하라는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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