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사반란 계엄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
ⓒ 김보성 |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부산 도심에서 이틀째 '윤석열 퇴진'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하루 전 2500여 명에 이어 이날은 3000여 명이 부산 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일대 100여 m 거리를 가득 메웠다.
"1979년 군부 독재자들이 날뛰던 그 시기 돌아가"
윤석열정권 퇴진 비상부산행동(가칭)이 5일 저녁 7시 주최한 '군사반란 계엄폭거 내란범죄자 윤석열 즉각 퇴진 부산시민대회'는 시민들이 직접 나와 발언하는 시간으로 대부분 꾸며졌다. 2024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선거관리위원회로 진입하는 것을 본 탓에 본무대 옆에 마련된 자유발언대로는 고등학생부터 소설가, 종교인까지 마이크를 잡겠다는 신청이 쇄도했다.
특히 한 70대 시민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자신을 소설가라고 소개한 김헌일씨는 "대통령은 엊그제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국민을 협박하려는 일을 감행했다"며 "21세기 대한민국은 1979년 군부 독재자들이 날뛰던 그 시기로 돌아갔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2차·3차 계엄령이 두렵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저 자신과 아내의 안위를 지켜내기 위해서 혈안이 돼 있는 그 작자(윤 대통령)가 또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을 정한 여당을 향해선 정당의 정체성을 강하게 되물었다.
"국민의힘, 정신 차려야 합니다. 당신들은 무도한 정치검사 윤석열을 끌어안아서 온갖 그럴 듯하게 치장해 이 사람이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를 지켜주는 충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은 독재자가 아니고 국민들입니다. 계엄선포가 위헌적이라고 말하면서 탄핵은 안 된다고 슬쩍 빠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모순적이란 지적이었다. 그는 "제 나이 75살, 그동안 온갖 정권을 다 겪어왔지만 이렇게 추하고 비겁한 정권은 처음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대통령부터 그렇다"라며 난국을 헤쳐갈 방법을 언급했다. 김씨는 "우리 손에 (그 방법이) 있다. 한 분이라도 더 나와서 힘을 합쳐줄 것을 희망한다. 이 추운 날 여러분들이 나라를 구하고 있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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