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王王! 농담으로 웃어넘겨야 하는데 왠지 진실일 듯도 하여 급정색 하게 됨."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간을 한자 '王(왕)'으로 꿰맞춘 글이 확산되고 있다.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계엄령 선포에 농담조로 작성한 글이지만, 그간 윤 대통령을 둘러싼 다수의 무속 의혹이 제기된 만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온라인상에서는 한 누리꾼이 '12월 3일 10시 30분 계엄 선포. 十二월(王), 三일十시(王), 三十분(王)'이라고 작성한 글이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날짜와 시간을 한자로 표기하면 각각의 조합이 임금 왕(王)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본 누리꾼은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괴감이 든다", "지난 2년여 동안 상식의 기준선이 너무 내려가서 웃어넘겨야 하는 걸 웃어넘길 수 없게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술 더 떠 "다음 계엄 선포 일자를 예언하겠다. 12월 12일 밤 10시 2분(十二월 十二일 十시 二분)도 한자로 왕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간 윤 대통령이 다수의 무속인들에 의지하는 듯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10월 1일 손바닥에 '王'으로 보이는 문자를 적은 채 대선 경선 텔레비전 토론회에 출연했다. 논란이 되자 캠프 관계자는 "지지자가 손바닥에 적어준 게 잘 안 지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2년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에는 선거대책 본부 산하 조직인 네트워크 본부에 '건진법사'로 불리는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건진법사는 윤 당시 후보의 업무 전반에 관여했으며 대선 경선 전부터 외곽조직인 '양재동 팀'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본부는 이를 부인하고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지만, '무속 의존 의혹'을 낳았다.
2023년에는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무속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역술인 천공이 유력한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내용이다. 경찰 조사 결과 공관에 방문한 것은 풍수지리 전문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교수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민간인이 개입해 '풍수지리'를 따지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최근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관계를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칼을 잘 휘두르는 '장님 무사'고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앉은뱅이 주술사'니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려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