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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악을 저지를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발화될 때마다 소환되는 레퍼런스가 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입니다. 원문을 따지고 보면 조금 다릅니다. 그녀는 인종청소를 행정적으로 ‘수행한’ 나치 공무원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이히만은 전형적인 공무원입니다. (단지) 한 명의 공무원일 때 그는 정말로 위험한 사람입니다.“ 이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의 정지, 사유 기능의 무능력을 지적한 것입니다. 내 책임이 아니니까 샹관없고 그냥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사유의 정지. 그렇게 생각이 멈추어선 순간 악이 평범해지는 것입니다. 사회의 혼란이 싫고, 자영업자들의 비극이 싫고, 도심 내 1층 공실들을 바라보기 싫고, 이태원 참사와 채상병 사망 사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코멘트 이후 라디오에서 하차당한 일이 싫고, 모든 사안에 관해 일관되게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으면 괴물로 몰아가는 정치병자들의 폭력이 싫어서 지난 한해 동안 침묵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못참겠습니다. 현재 국가 경제와 민생에 있어 가장 큰 위험요소는 종북세력 따위가 아니라 대통령 그 자신입니다. 닉슨식 출구전략인 ‘국회탄핵 전 하야’로는 안됩니다. 친위 쿠데타, 내란죄로 대통령을 심판할 것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