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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시사인] 우원식 국회의장의 길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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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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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담을 넘는 순간을 경호팀 대장이 휴대전화로 찍었다. ⓒ국회의장실 제공


국회의장 우원식.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 입법부 수장. 그 국회의장이 국회 담을 넘었다.


긴박했던 계엄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회의장실은 지난밤 경호팀 대장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영화 ‘서울의 봄’보다 더 긴박했던 지난밤 국회의장 동선을 재구성했다. 우원식 의장은 주저 없이 행동했고, 국회의장석 봉을 들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의 가결을 선포했고, 결국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12월3일 밤 8시40분

우원식 의장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 공화국 대통령과 국회 사랑채에서 만찬을 끝냈다.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은 12월2일부터 4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만찬이 끝난 뒤 우 의장은 본관으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밤 10시

우 의장은 밤 10시 넘어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 도착했다. 밤 10시29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이 우원식 의장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곧바로 보고했다.


밤 10시40분

우 의장은 보고를 받자마자 한남동 공관을 출발해 국회로 향했다. 우 의장을 경호하는 경호팀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경호에 나섰다. 여차하면 총격전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스럽게 출발 당시 국회의장 공관 주변에 계엄군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공관에서 국회의사당까지는 12.6km. 통상 차로 32분 정도 걸리는데, 우원식 의장과 경호팀은 12분 만에 주파했다.


밤 10시52분

우원식 의장은 올림픽대로를 통해 국회에 도착했다. 문제는 국회 안으로 진입. 당시 경찰차에 가로막혀 진입이 쉽지 않았다. 결단했다. 우원식 의장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월담을 했다. 국회의장 경호대장 등 경호팀 두 명도 담을 넘었다. 경호대장이 그 순간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역사적인 사진이 기록으로 남았다.


밤 11시3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에 진입했다. 국회사무처에도 우 의장 도착이 전해졌다. 11시10분 우 의장은 걸어서 본관 3층 의장실에 도착했다.

우 의장은 의장실에 도착하자마자 국회 사무처 주요 간부를 소집해 회의했다. 김민기 사무총장, 진선희 입법차장, 지동하 예산정책처장, 이관후 입법조사처장 등과 회의 끝에 신병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계엄군 체포조가 진입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했다. 국회의장 사회권 침탈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회의장이 진행하지 못할 경우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우원식 의장은 의장실에서 모처로 이동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본회의장 접근이 용이한 곳이었다.


밤 11시28분

계엄사령부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라는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12월4일 0시8분

우원식 국회의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0시35분

우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으로 진입했다. 0시35분 본회의장 의장석에 앉았다. 공관을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난 뒤 그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의장석에 착석했다. 우 의장 지시에 따라 본회의 개의 예정 안내 문자를 국회의원들에게 발송했다. 국회의 12·3 쿠데타 진압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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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은 국민의힘 대표실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시사IN 박미소


0시39분

이 시각 국회 밖에서 주권자들은 계엄군을 몸으로 저지했다. 계엄군으로 출동했던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제707특수임무단은 국민의힘 대표실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계엄군도 자신들의 작전 지역을 모른 채 출동했다고 한다. 도착해보니 국회였다. 주권자들은 계엄군의 총을 앞에 두고도 물러나지 않았다. “윤석열 퇴진”을 외쳤고 “계엄 해제”를 목소리 높였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총이 아닌 주권자들의 맨손이었다.


0시47분

우원식 국회의장은 비상계엄 선포 대응 본회의 개의를 선언했다. 비상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허를 찔린 국회의 신속한 반격이었다.


새벽 1시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상정되었다. 2분 뒤, 우원식 의장은 국회의장 봉을 힘차게 두들겼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12·3 쿠데타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2시

우원식 국회의장은 후속 절차도 꼼꼼히 챙겼다. 대통령과 국방부에 계엄 해제 통지를 발송했고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선언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2시16분

우원식 의장은 국방부에 국회 결의안이 접수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버텼다. 계엄 해제를 선언하지 않고 있었다.


4시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해제 및 공고를 다시 요구했다.


4시30분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손을 들었다.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우원식 의장도 언론 속보를 통해 해제를 알았다. 하지만 우 의장은 언론 보도만 믿고 본회의 정회를 선포하지 않았다. 혹시나 만일 대비해 공식 확인 절차를 거쳤다.


5시20분

우원식 의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한 총리가 4시30분 국무회의 의결을 재차 확인해 주었다. 그제야 우원식 의장은 5시54분에 정회를 선포했다.

주권자들과 함께 12·3 쿠데타를 막아낸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던 우원식 의장의 긴박했던 밤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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